지난달 28일(현지시간)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 2022에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차세대 폴더블폰'을 대거 전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아너 매직V. 아너 홈페이지 캡처.
3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에서 분사한 아너는 이번 MWC에서 자사의 첫 번째 폴더블폰인 '아너 매직V'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책처럼 펼쳐지는 인폴딩 방식의 폴더블폰으로,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3'와 디자인이 유사하다. 매직V는 중국에선 이미 판매를 시작했지만 글로벌 시장에는 아직 출시하지 않았다.
접었을 때 보이는 매직V의 외부 화면은 6.45인치, 펼쳤을 때 보이는 안쪽 화면은 7.9인치 크기다. 미국 퀄컴사의 최신형 시스템온칩(SoC)인 스냅드래곤 8 Gen1이 장착됐다.
화웨이 P50 포켓. 화웨이 홈페이지 캡처.화웨이는 '갤럭시Z플립3'와 유사한 클램셸 형태의 'P50 포켓'을 전시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12월 P50 포켓을 공개하며 "멀티 디멘션 힌지 기술을 적용해 디스플레이가 완벽히 접혀 틈이 없으며 디스플레이의 굴곡도 28% 향상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부족한 힌지 고정력은 한계로 꼽힌다. 갤럭시Z플립3는 다양한 각도에서 플렉스 모드를 유지하는 반면 화웨이 P50 포켓의 플렉스 모드를 유지하지 못하고 펼쳐진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플렉스 모드는 폴더블폰을 다양한 각도로 접은 상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말한다. 두 손을 자유롭게 해 카메라 촬영이나 영상 시청에 용이하며, 폴더블폰의 대표적 장점으로 꼽힌다.
화웨이는 또 지난해 3월 출시한 인폴딩 폴더블폰 '미믹스 폴드'도 함께 전시했다. 미믹스 폴드는 내부에 8.01인치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점과 1억 800만 화소의 메인 카메라를 탑재한 점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오포 '파인드N'. 오포 홈페이지 캡처.
오포도 자사의 첫 번째 폴더블폰 모델인 '파인드N'을 MWC 현장에서 소개했다. 지난해 12월 공개됐던 이 제품은 펼쳤을 때 세로가 긴 갤럭시Z폴드3보다는 조금 더 정사각형에 가까운 모습이다. 오포는 파이든N 공개 당시 다른 폴더블폰에 비해 화면 주름이 최대 80% 가량 더 펴졌다고 주장했다.
오포는 이와 함께 스마트폰이 자동으로 펼쳐졌다 말리는 롤러블폰 '오포X2021'도 공개했다. 다만 이번 전시에서는 유리관 안에서만 전시했을 뿐 관람객들의 직접 체험은 제한했다.
다만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견제구에도 한동안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독주체제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완성도가 삼성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은 데다가, 애플과 구글의 시장 진입은 늦어지고 있는 실정이라서다. 로스 영 DSCC 창업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의 폴더블폰 출시 시점이 2025년 이후가 될 수 있다고 적었다.
DSCC에 따르면 2021년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 점유율을 88%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폴더블폰을 주력 플래그십(최상급 기종)으로 채택하는 전략을 취하며 폴더블폰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의 진출로 폴더블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것 자체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이 지난해 의미 있는 실적을 내는 등 시장의 인정을 이미 받은 것에 비해 중국업체의 폴더블폰은 아직 검증이 안 된 부분이 많다는 점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