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달 27일에 이어 5일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시험'을 또 다시 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국가우주개발국과 국방과학원은 3월 5일 정찰위성개발계획에 따라 또다시 중요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시험을 통하여 국가우주개발국은 위성자료송수신 및 조종지령체계와 여러 가지 지상 위성관제체계들의 믿음성을 확증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달 27일 발사의 경우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기들로 지상 특정지역에 대한 수직 및 경사 촬영을 진행했다"며 한반도 상공을 담은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발사 보도에서는 관련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고 보도 내용도 두 문장에 그쳤다. 짧은 보도 내용에 미사일이라는 언급은 없었고 발사고도와 비거리, 발사 장소 등도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5일 오전 8시 48분경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며, "탄도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270km, 고도는 약 560km로 탐지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달 27일 쏜 준중거리미사일(MRBM)은 비행거리 300km 고도 620km로 탐지된 바 있다.
600km 안팎의 비행 고도는 실전에서는 하지 않을 비정상적인 고각발사이다. 아울러 정찰위성을 띄우는 로켓은 탄두부 재진입체만 교체하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전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위성개발을 명분으로 한 두 차례의 미사일 고각발사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당 정치국회의에서 핵실험과 ICBM 모라토리엄의 철회를 시사한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우리 대선과 우크라이나 전쟁의 어수선한 상황 속에 미사일 발사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한편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에 대응해 자위적 국방력 강화 차원임을 항변하는 성격도 포함된 것"이라며, "북한은 앞으로 엔진시험 등 추가적인 시험을 거쳐 한미연합훈련과 김일성 생일 110주년인 4월에 실제 정찰 위성을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도 전망했다.
양무진 교수는 "정찰 위성과 ICBM은 표리일체이기 때문에 위성발사와 제재강화의 악순환 속에 한반도 긴장이 지난 2017년 상황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북한이 정찰 위성 길 닦기로서 단계적인 살라미 전술을 보이는 것은 미국을 압박하면서도 대미신뢰조치 파기와 핵 ICBM 모라토리엄 철회 등의 레드라인을 넘지 않도록 미국에 명분을 달라는 간접적 메시지도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남한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남북관계의 진전이 어렵다는 판단, 그리고 미국도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에 몰두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관계개선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장기전을 대비해 전략전술무기 개발을 통한 국방력 강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