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산불 현장 인근에 송전탑이 위치해 있어 헬기 투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삼척시 제공지난 5일 새벽에 발생해 약 90시간 만에 큰 불길이 잡혔던 강원 강릉·동해 산불 피해지 일부에서 불씨가 다시 살아났지만 재확산 없이 진화됐다. 하지만 삼척 산불은 발생 엿새째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진화율 80%에 머물며 주불 진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9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7시 진화됐던 강릉·동해 산불 현장에서 불씨가 살아났다. 이날 0시 25분쯤 동해시 신흥동 비천골 인근에서 잔불이 재발화한 모습이 관측돼 날이 밝으면서 헬기 15대와 11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진화를 벌였다. 이어 낮 12시쯤 되살아난 불길을 잡고 잔불정리와 뒷불감시체제로 전환했으며 야간까지 이어갈 계획이다.
다행히 바람이 약해 재확산하지 않았지만 동해시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주민들에게 대피 준비령을 내리기도 했다. 동해시 관계자는 "바닥 밑으로 깔려 있는 잔불정리를 하고 있지만 워낙 산세가 험하고 범위도 넓어 진화인력들이 무척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완전히 정리하는데는 다소 시간일 걸릴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전했다.
삼척 산불 현장에서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소방대원. 강원도소방본부 제공지난 4일 발생한 삼척 산불은 최근 자욱한 연무와 험한 산세, 주변 송전탑 등으로 인해 이날 오후 5시까지 진화율 80%에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일부터 심한 연무로 헬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은 산림당국은 이날도 일출과 동시에 헬기 7대와 6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현재 울진과 삼척지역 경계에 위치한 응봉산 일대가 심각하지만 최근 계속되는 연무와 함께 송전탑까지 위치해 있어 헬기 투입에 난항을 격고 있다. 여기에 울진 현장과 진화력이 분산되면서 진화가 더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강릉·동해 산불이 진화되면서 헬기가 삼척으로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이날 주불 진화를 기대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큰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산불로 인한 산림피해 면적은 강릉·동해 4천㏊, 삼척 650㏊, 영월 80㏊로 잠정 집계됐다. 모두 합치면 축구장 면적(0.714㏊)의 6000배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재산피해는 동해에서 주택 등 130채가 전소되고, 53채가 일부 불에 탔다. 강릉에서는 건물 10채가 전소되고 4채가 일부 탔다.
삼척에서는 주택 3채, 군 소초와 탄약고가 불에 타고 원덕읍 고포마을회관 1층도 일부 소실됐다.
이재민은 동해에서 53세대 111명, 강릉에서는 5명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