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조금은 낯선 장면이었다.
포트FC(태국)와 202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몸을 푸는 울산 현대 선수들 사이 트레이닝복을 입은 홍명보 감독이 있었다. 홍명보 감독은 올해 최소 홈 경기에서는 정장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였다. 단순히 복장의 차이가 아니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과 섞여 땀을 흘렸다.
울산에 들이닥친 코로나19 집단 감염 때문이었다. 울산은 포트전을 앞두고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포트전 명단 구성은 물론 훈련을 도울 코치진도 모자랐다.
홍명보 감독이 그라운드 위에 선 이유다.
울산은 어렵게 명단을 꾸렸다. 울산의 명단은 17명. 교체 명단 6명 가운데 골키퍼가 2명(조수혁, 설현빈)이었고, 플레잉코치 이호도 이름을 올렸다. 2002년생 신인 최기윤이 선발 출전했고, 중앙수비수 자원도 없어 스리백으로 나서야 했다.
울산은 악재를 이겨냈다. 울산은 15일 울산문수전용구장에서 열린 포트FC와 플레이오프에서 3대0 완승을 거두고 본선 I조에 합류했다.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 광저우FC(중국),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이 속한 조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오랜만에 선수들의 워밍업을 도울 수 있어 좋았다"면서도 "하지만 그게 지금 우리 팀의 현실이다. 벤치에 앉아야 하는 코칭스태프 숫자도 맞추지 못하는 정말 어려운 상황이다.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에 승리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20일 포항 스틸러스와 K리그1 6라운드다. 포트FC전은 무사히 치렀지만, 코로나19 확산세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포항전 후 A매치 휴식기가 있다는 점은 위안이다.
홍명보 감독은 "코로나19로 사회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팀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솔직히 포항전보다 팀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디까지 갈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더 어려운 점"이라면서 "정상 컨디션으로 우승 경쟁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좋은 경기력을 장담할 수 없다. 선수들의 상태를 매일 체크하는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