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가운데)가 1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김부겸 국무총리는 16일 오미크론 변이의 대확산으로 인한
코로나19 유행이 조만간 정점에 이를 것이라며 '회복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코로나19를 '계절 독감'처럼 대응할 수 있도록 감염병 등급을 현행 '1급'에서 하향하는 방안도 논의에 착수하기로 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누적) 확진자의 30%가 넘는 인원이 최근 1주일 사이에 감염이 될 정도로 오미크론 확산세가 정점에 이른 모습"이라며 "방역과 의료현장, 학교, 사업장, 가정 등
일상의 곳곳에서 준비해온 것들을 잘 시행하면 머지않아 회복의 시간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역당국에서는
일상적인 의료체계에서도 코로나 대응이 가능하도록 현재의 1급으로 지정된 감염병 등급 변화를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방안을 의료계와 함께 논의해 달라"며 "경기도의사회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이미 제안이 왔고, 이제 정부도 이 문제를 전문가들과 진지하게 토론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코로나19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상 1급으로 분류되고 있다. 1급 감염병은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발생의 우려가 커서 발생 즉시 신고 및 음압 격리와 같은 높은 수준의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에 해당된다.
앞서 경기도의사회는 최근 중대본과 질병관리청에 공문을 보내 "코로나19를 1급 감염병으로 분류해 대응하는 것은 일일 확진자가 몇백 명 수준일 때 가능했던 지침"이라며 "매우 비현실적이고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오미크론의 우세종화로 치명률이 현저히 낮아진 점, 확진 규모와 백신 접종률 등을 감안해 현 등급을 2급이나 4급으로 하향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다만, 정부는
오미크론의 위험도를 너무 경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총리는 "오미크론의 위험을 너무 가볍게 보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최근에는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않거나 격리수칙을 잘 지키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나 자신과 가족의 건강,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하루라도 더 빠른 일상회복을 위해서라도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린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관악구 인헌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 대응 현장 이동형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고 있다. 박종민 기자아울러 정점을 찍은 후에도 코로나19 유행이 한동안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어 백신 접종을 거듭 독려했다.
김 총리는 "유행의 정점이 지난다고 하더라도 코로나가 곧바로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정점 이후에도 한동안 우리와 공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라며 "지속적인 백신 접종이 여전히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2월 말부터 요양시설 입소자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 대한 4차 접종을 시작했지만 아직은 접종률이 10%도 되지 않는다"며
"접종 대상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일선 지자체에서는 방문 접종을 지원하거나 지속적인 안내·홍보 활동을 해주시길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또한 "최근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소아·청소년의 접종 참여도 권고드린다"며 이번 주말 종료되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련해
"정부의 일관된 조정 원칙은 지금의 방역과 민생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었다. 현재 방역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각계 의견을 들어서
18일 중대본에서 결정해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