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맨 앞)과 의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오는 24일 치러지는 가운데 김경협, 박광온, 박홍근, 안규백, 이원욱 후보들이 잇따라 공개 출사표를 던지며 선거가 본격화되고 있다.
21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은 오는 24일 오후 2시 원내대표 선거를 진행한다.
이에 당내 중진 의원들이 전날부터 앞다퉈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번 선거는 이재명계·이낙연계·정세균계 의원들이 각자 경쟁에 나서면서 계파 대리전 양상을 띄고 있다.
출마 의사를 가장 먼저 공개적으로 밝힌 주자는 박홍근 의원이다. 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박 의원은 전날 자신의 SNS에 '개혁과 민생을 야무지게 책임지는 강한 야당으로 거듭납시다'라는 제목의 출사표를 올렸다. 박 의원은 "우리는 정권 재창출에 결국 실패했다. 처절하게 반성하고 철저하게 쇄신해서 실천과 성과로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어야만 한다"며 "이번에는 민주당을 제대로 살리는 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굳게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 대표, 원내대표를 포함한 모든 소속 의원이 한개 이상의 직능민생단체를 담당하는 책임의원제를 전면적으로 실시할 것"이라며 "주 1회 이상 의무적으로 관련 현장 방문 또는 간담회를 실시하고 입법과 예산 등 현안 해결의 성과를 공천에 실제 반영하는 당 내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이날 오전부터 이원욱, 안규백, 박광온, 김경협 의원들이 앞다퉈 출마 의사를 밝혔다.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의원은 이날 뉴스토마토 유튜브 채널 '노영희의 뉴스인사이다'에 출연해 "이번 원내대표는 독배라는 평가가 있지만 지금과 같은 시기에 민주당을 위해 노력해 온 걸 오히려 더욱 쏟아야 할 시기"라며 "지금이야말로 민주당을 새롭게 탄생시킬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 도전하게 됐다"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어 자신에 대한 '선비 이미지'에 대해 "실제로 추진해서 이루지 못한 게 없다"며 "지난 국회 때 검찰개혁의 가장 핵심인 공수처법을 협상하면서 패스트트랙을 통해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은 뒤 법안 통과율이 올라갔고 구글갑질 방지법도 신속안건으로 통과시켰다고 소개했다.
마찬가지로 정세균계 안규백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앞으로 제대로 변해야 산다'는 글을 올려 정치개혁과 당의 기강잡기, 당 내 소통 등을 공약했다.
이어 "매주 수요일 30분, 선배·동료 의원과 토론을 생중계 하겠다"며 "172석 제1야당의 방향과 정책에 대해 당원 동지와 국민 앞에 기탄 없이 토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경제는 박근혜, 안보는 MB 2기를 예고하고 있다"며 "하루 속히 야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오는 6월 지방선거도 필사즉생의 각오를 통해 승리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낙연계인 박광온 의원도 SNS를 통해 "이런 상황에서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며 "두 달 뒤 지방선거와 2년 뒤 총선, 5년 뒤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실력을 다져나가고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쌓아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당의 단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정조위원회의 장벽을 제거하고 여러 단위의 소규모 '의총' 활성화를 통해 상임위 소속이 아니어도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의원님들의 소중한 의견이 배제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상임위 배정과 원내대표단 구성부터 탕평의 원칙을 소중한 가치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상대적으로 계파 색이 옅은 친노·친문 계열 김경협 의원은 계파주의를 비판하면서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원내대표 선거가 지난 대선 경선의 연장전이나 계파 대리전이 돼서는 안 된다"며 "원내 사령탑은 계파를 초월해 당의 구심력을 유지하는 평형수로서 원내의 단일대오를 유지하고 전당대회의 공정한 관리자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고 자신을 어필했다.
그러면서 "주요 상임위별로 원내부대표와 정책위 부의장을 배치해 상시적인 논의 구조를 만들고 원내 지도부 및 당 정책위와 유기적으로 연결된 체계가 필요하다"며 "정책위 전문위원을 중심으로 상임위 소속 의원실 보좌진 간의 실무 논의체계도 상설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출마설이 돌았던 이광재 의원은 "저는 대통령 경선에 참여해 누구보다도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라며 "대선 패배 이후 첫 원내대표 선거에 제가 출마하는 것은 도리가 아닌 듯 싶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는 교황을 뽑는 방식인 '콘클라베'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오는 24일 오후 2시 172명의 모든 의원들이 각자 원내대표로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후보를 적어 제출한다. 여기서 재적의원의 2/3 이상 표를 얻은 후보가 있으면 바로 원내대표가 된다.
1차 투표에서 원내대표가 선출되지 않으면 10% 이상 득표한 의원을 대상으로 정견 발표를 진행한다. 이후 2차 투표에서 과반이 나오면 새 원내대표가 된다. 여기서도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2차 투표 1,2등을 대상으로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콘클라베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입후보 절차도 없고 후보의 선거운동도 허용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