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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 지나는 코로나로 '호황'…여행업계 '활짝' 장례업계 '슬픔'

사건/사고

    정점 지나는 코로나로 '호황'…여행업계 '활짝' 장례업계 '슬픔'

    "입사하고 첫 해외여행" 기대 반면 '강제 6일장' '금값' 국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여행업계가 기지개를 켜는 모습입니다. 반면 취약계층인 노년층에서는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장례업계는 웃지 못할 '슬픈 호황'이 이어집니다. 유족들은 고인을 모실 장례식장과 화장터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합니다. 중국 국내 공급 차질과 국내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국화·오동나무관 등 장례 물품도 '금 값'이 됐습니다.

    입국 자가격리 의무 면제… 해외여행 문의 2배
    노년층, 장례식장·화장터 못찾아 '강제 6~8일장'
    "은평구서 사망, 수원 장례식장, 서초구 화장터"
    공급 차질에 국내 수요 증가… 국화·오동나무관 '품귀'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여행업계가 활성화하는 가운데, 취약계층인 노년층에서는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장례업계에는 '슬픈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CBS노컷뉴스 취재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그동안 침체됐던 여행업계가 활기를 띠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해외에서 국내 입국시 지켜야했던 7일간의 자가격리 의무가 지난 21일부터 면제됐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거나 해외에서 접종한 뒤 이력을 등록한 사람은 입국 자가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이에 따라 당장 여름휴가로 해외 여행을 계획하는 시민들도 나왔다. 3년차 직장인 한모(29)씨는 "입사하고 휴가때 해외여행 가는 것이 꿈이었다"며 "지금까지는 해외에 다녀오면 며칠씩 자가격리해야 했기 때문에 미뤄왔던 일본, 그리스 여행을 문의해봤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어 조심스럽다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한씨는 "저연차 동료들끼리 모이면 (해외 여행) 이야기가 나오지만 당장 주변에서 확진이 터지는 상황에서 (해외로) 나가겠다고 말하기는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입국 자가격리 의무가 없어지면서 귀국을 미뤄왔던 유학생들은 방학 등을 이용해 국내 방문을 계획하기도 했다. 독일에서 유학중인 김모(31)씨는 "전에 14일 (입국) 자가격리할 때 갔었는데 총 한 달 방문하는데 반을 자가격리에 쓰다보니 차라리 가지 않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자가격리 때문에 한국 방문을 미뤄왔던 유학생들도 이번 조치로 여름쯤 방문 계획을 세우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입국 자가격리 의무 면제 조치 이후 여행업계도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참좋은여행사 이상필 부장은 "입국 자가격리가 없어지기 전보다 (여행 문의가) 2배가 늘었다"며 "유럽 지중해에 있는 그리스나 터키쪽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 미얀마 등 국가는 아직 정부에서 방역위험국으로 지정한 상태라 격리가 진행되고 있어 문의가 적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지난해 12월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출현으로 적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미얀마를 제외한 국가에 대해서 격리면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국가들에서 입국하면 백신 접종을 마쳤더라도 7일 동안 격리해야 한다. 다음달 1일부터는 파키스탄과 우즈베키스탄도 격리면제 국가가 되고, 베트남이 새로 격리국가로 추가될 예정이다.

    반면 코로나19 취약계층인 노년층에서는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장례 관련 업계 역시 '슬픈 호황'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유족들은 고인을 모실 장례식장과 화장터가 없어서 6~8일장에 내몰리고, 국화꽃과 오동나무관 값은 치솟는 실정이다.

    이날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승화원에서 만난 유족들은 고인을 모실 장례식장과 화장터가 없어서 불편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어머니 장례를 치르던 장민교(73)씨는 장례식장과 화장터를 찾지 못해 계획에 없던 6일장을 치렀다고 밝혔다. 장씨는 "어머니는 은평구에서 돌아가셨는데 주변에 빈 장례식장이 없어서 수원 영통구 장례식장으로 내려갔다. 또 주변에 이용할 수 있는 화장터가 없어서 이곳 서초구로 다시 올라왔다"며 "말이 6일장이지 장례식 끝나고 그냥 그대로 냉동실에 안치해놓았다가 이곳도 겨우 찾은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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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장례식을 치르고 있던 40대 A씨는 화장터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A씨는 "화장터를 구하기가 어려워서 상조회사에서 대학교 수강신청을 하듯이 4명이 붙어서 겨우 이곳을 잡았다"며 "벽제승화원(경기 고양 서울시립승화원)은 경쟁이 치열해서 시도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례식장도 원래 원하던 곳에서 하지 못하고 인근 대학병원에서 급히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며 "수요일에 돌아가시고 결국 6일장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보건복지부 장사정보시스템 'e하늘'에 따르면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시립승화원과 서울추모공원승화원은 이미 예약이 꽉 차 5일 이내에 화장을 치를 수 없는 상황이다.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서울시는 하루 평균 135건 화장하던 두 화장시설에 대해 지난 24일부터 232건 화장하도록 조치했다.

    장례 운구차량 운전사들도 이같은 '슬픈 호황'을 체감한다고 밝혔다. 장례 운구차량 운전사 B씨는 "요즘은 새벽 2시부터 나와서 밤 9시까지 2~3건씩 운전한다"며 "원래 (코로나19가 아닌) 평소라면 하루 1건 정도 하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어 "돌아가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져서 차량 횟수는 2~3배로 늘었는데 코로나19로 차량마다 탑승하는 인원은 2/3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며 "수십년 일하면서 지금이 가장 바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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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례 업계의 호황으로 국화, 오동나무관 등 장례식에 사용되는 물품들도 덩달아 '금 값'이 될 지경이다. 화훼업계에 따르면 수입산 대국 가격은 1단(20송이)에 2만5천원 정도로 평년의 4배에 달할 수준이다. 최근 경매에서는 국화 1단이 5만 원에 팔리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장례업계에 따르면 오동나무관은 평년에 비해 20%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 관계자는 "오동나무는 중국 내에서 계절적 요인과 우기와 겹쳤고 물류에도 문제가 있어 지난해 12월부터 수입에 차질이 있었다"며 "이렇게 공급이 어려운데 국내 사망자 증가로 수요도 증가하니 값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한국장례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1월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하시고 화장한 분들이 791건인데, 올해는 904건으로 파악됐다"며 "사망자가 빠르게 늘면서 서울에서는 지금 돌아가시면 5일 뒤에야 화장터를 이용할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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