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노트 제공 뮤지컬 '리지'가 2020년 초연 이후 2년 만에 돌아왔다. 지난 24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한 '리지'는 여성 4인조 록밴드의 라이브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성량 좋기로 유명한 여성 배우 10명이 무대 위에 놓인 스탠딩 마이크를 흔들며 록 비트 넘버를 거침없이 부른다.
이 작품은 1982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일어난 '리지 보든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그해 8월, 보든가(家)의 가장 앤드류 보든과 재혼한 아내 에비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한 채 발견된다. 당시 집에 있던 둘째딸 리지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결정적 증거가 발견되지 않아 무혐의로 풀려난다. 이 사건은 미국 역사상 가장 미스터리한 살인 사건으로 남아 있다.
작품은 '리지 보든'(전성민·유리아·이소정), 리지 보든의 언니 '엠마 보든'(김려원·려은), 리지의 절친 '앨리스 러셀'(제이민·김수연·유연정), 보든가의 가정부 '브리짓 설리번'(이영미·최현선) 등 4명의 여성 캐릭터가 등장해 이야기를 풀어낸다.
이번 시즌 '리지'에 처음 합류한 배우들은 "즐기면서 공연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전성민은 지난 29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뮤지컬에서 스탠딩 마이크를 사용해서 록 비트 넘버를 부른다는 게 재밌다.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공연하고 나면 통쾌함이 느껴진다"고 했다. 여은은 "앙상블 없이 화음을 직접 넣는 게 낯설었지만 지금은 적응이 됐다. 언니들이 잘 챙겨준다"고 했고, 김수연은 "에너지 조절하는 게 쉽지 않다. 너무 신나서 내가 가진 에너지를 다 쓰게 된다"고 했다.
쇼노트 제공 그룹 이소정(레이디스코드)와 유연정(우주소녀)은 이 작품을 통해 첫 뮤지컬에 도전한다. 이소정은 "어릴 적 뮤지컬 배우에 대한 꿈이 있었다. 리지의 감정선이 와 닿았고 록 장르에도 관심이 많아 도전했다"며 "공연 중 노래를 진짜 많이 부른다. 꽉 찬 공연을 볼 수 있을 거라 장담한다"고 했다. 유연정은 "대학에서 뮤지컬을 전공했다. 배우 4명이 작품을 온전히 끌어간다는 게 좋아서 제의 받았을 때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리지'는 록뮤지컬을 표방하지만 강렬한 록부터 섬세한 록발라드까지 넘버 구성이 다채롭다. 양주인 음악감독은 "배우들의 성량, 연기력, 무대 장악력 모두 최고다. 등장인물이 4명이지만 100명이 소리를 내는 듯한 시너지를 낸다"고 말했다.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6월 12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