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제1부두 창고 전경. 부산비엔날레 조직위 제공 2022부산비엔날레가 9월 3일부터 11월 6일까지 65일간 열린다. 전시 주제는 '물결 위 우리'(We, on the Rising Wave)다.
물결은 오랜 세월 부산으로 유입되고 밀려난 사람들과 요동치는 역사 그리고 세계와의 상호 연결을 의미한다. 여러 마을이 언덕으로 이뤄진 부산의 지형을 함축하기도 한다. 물결 위 우리는 이러한 지형과 역사 위에서 긴밀하게 연결된 개인과 환경,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는 현재를 상징한다.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설명회를 열어 전시 주제와 장소, 참여 작가 일부를 공개했다. 올해 부산비엔날레는 근대 이후 부산의 역사와 도시 구조 변천 속에 감춰진 이야기를 돌아본다. 부산에서 출발해 팬데믹으로 단절된 전지구적 현실도 살핀다. 세부 주제는 이주, 노동과 여성, 도시 생태계, 기술 변화와 공간성이다.
김해주 전시감독은 "부산 뒷골목 이야기가 세계의 대도시와 연결·교차·반복되는 구조를 통해 각기 다른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제안하고,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단단하게 물결을 딛고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부산현대미술관, 부산항 제1부두, 영도, 초량 등 네 곳에서 분산 개최한다. 부산역~원도심~부산현대미술관으로 이어지는 관람 동선이다.
을숙도에 위치한 부산현대미술관은 한때 쓰레기 매립지로 쓰였다. 자연과 생태 환경의 변화를 드러낸다는 측면에서 이번 전시 주제와 맞닿아 있다. 부산항 제1부두는 근대화 산업의 발원지로, 이주와 노동 문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전시는 1970년대에 지어진 4093㎡ 규모 창고를 활용한다. 최근까지 민간 출입이 통제됐다가 부산 비엔날레 개막을 기점으로 일반에 처음 공개한다.
부산항 인근 영도는 피난민과 실향민의 애환이 녹아 있는 곳이다. 근대 조선공업의 중심지로, 선박 노동을 해온 '깡깡이 아지매'와 제주도에서 이주해 온 해녀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전시는 송강중공업 폐공장 건물에서 연다. 초량 일대 산복도로(산 중턱을 연결하는 도로)도 전시 장소로 점찍었다. 산복도로는 부산의 지형과 거주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이번 전시에는 30개국, 80여 팀이 참여한다. 이날 참여작가 12팀(김민경·김성환·김주영·남화연·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이미래·이인미·히라 나비·로르 프루보·미카 로텐버그·오토봉 엥캉가 필리다 발로)를 1차 공개했다. 조직위는 "출품작 상당수가 신작이다. 작품에 부산의 맥락을 담을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 해외 작가의 경우 리서치 전담팀이 사전 리서치를 돕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