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C에 참여하고 있는 캐나다 빅토리아시. 빅토리아시 홈페이지 캡처지금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다.
2050년까지 인류의 3분의 2가 도시 지역에 살게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도시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75%를 차지하는 기후 변화의 주요 원인이면서도 그 영향에 취약해 내륙 및 해안 홍수, 열 스트레스, 극심한 강수, 가뭄, 물 부족 및 대기 오염 증가에 큰 영향을 받는다.
기후 변화에 대한 복원력을 구축하는 것은 이번 세기 모든 나라의 정부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인데, 도시의 나무와 숲 복원은 효과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다.유엔유럽경제위원회(UNECE)가 2019년 시작한 <도시의 나무 챌린지(Trees In Cities Challenge)>이니셔티브는 전 세계 시장들(mayors)과 지방 정부가 1년 이내에 나무 심기를 시행하겠다는 서약을 하고 목표를 설정하도록 한다.
그들의 도시를 더 친환경적이고 탄력적이며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2022년 현재까지 40개 이상의 도시들이 변화를 주도하는 글로벌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어 시민들에게 도시 안팎의 나무와 숲이 제공하는 생태계의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참여하고 있다.
Trees In Cities 소개 페이지. UNECE 홈페이지 캡처도시의 나무 챌린지와 UTC에 관심을 갖고 연구해온 공공소통연구소 박주범 박사는 "도시 숲은 인간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다 자란 나무는 연간 최대 150kg의 이산화탄소를 격리하고 저장한다. 건물 주변에 나무를 올바르게 배치하는 것 만으로 에너지 소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나무 심기 비용 1달러 당 평균 2.25달러의 수익이 발생하기도 하고, 조경 계획에 나무를 통합하면 부동산 가치가 크게 증가하는 등 경제적 이점도 갖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해 잦아지는 극단적 기상 현상을 도시 해안 지역의 나무와 숲이 방지할 수 있다. 나무는 빗물을 관리하여 토양 침식 및 산사태를 포함한 추가 자연 재해를 막아주며, 점점 더 심각해지고 빈번해지는 폭염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도시의 열섬(heat island) 현상을 방지한다. 도시 숲은 온도를 최대 8°C까지 낮추는 자연 그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시민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녹색 도시 공간은 시민의 웰빙에 기여하고 신체 활동과 사회적 통합을 촉진하여 보다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를 만들도록 한다. 필수 서식지, 식량 및 동식물 보호를 제공하는 도시 환경의 나무들은 생물 다양성에도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도시의 나무 그늘(Urban Tree Canopy, UTC)을 늘리면 대기 오염 물질을 흡수하고 미세 입자를 필터링하는 나무 덕분에 공기 품질이 향상되고 대기 오염과 관련된 질병 및 사망이 감소한다. 과일, 견과류, 버섯, 꿀, 약용 식물 등 나무에서 얻을 수 있는 식품은 도시의 식량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그렇다면 도시 숲에서 이 정도의 혜택을 누리려면 어느 정도의 나무가 필요할까?
공공소통연구소 박주범 박사는 "캐나다 UBC 대학의 자연 기반 솔루션 연구소(NBSI) 소장인 세실 코니넨딕 교수의 <3-30-300 규칙>으로 건강하고 친환경적인 도시를 위한 나무의 최소 공급 기준을 살펴볼 수 있다. 이 규칙은 모든 거주자가 집에서 최소 3그루의 적당한 크기의 나무를 볼 수 있고, 나무 그늘이 30% 이상 덮인 동네에 거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가장 가까운 공공 녹지 공간이 거주지에서 300미터 이내에 있어야 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3-30-300 규칙 안내 이미지. NBSI홈페이지 캡처이렇게 도시 숲이 우리의 작업 및 생활 환경에 스며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체적 나무의 양 뿐만 아니라 살면서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가까운 곳의 나무와 숲의 양이 중요하다. 과연 그러한 기준에 부합하는 이상적인 도시들이 있을까?
MIT대학의 도시 디자인 연구소(Senseable City Lab)는 트리피디아 (Treepedia)연구를 통해 세계 주요 도시의 녹지량 지표인 UTC를 측정한 바 있다. 선택된 27개의 도시 가운데 플로리다 주 탬파가 1위를 차지했는데, 이 곳은 도시의 3분의 1 이상(36.1%)이 나무로 덮여 있다. 그 밖에 싱가포르(29.3%), 오슬로(28.8%), 시드니와 밴쿠버(모두 25.9%)가 그 뒤를 이었다.
트리피디아 연구는 도시 나무의 총 수를 측정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도로를 따라 걸을 때 인식하는 녹지의 양과 상호 작용하는 녹지를 살펴본 것이라 더 의미 있다. 구글의 스트리트 뷰 서비스의 시각적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이동식 차량의 카메라에 찍힌 나무를 등록한 것이다.
아시아에 위치한 도시 중 나무가 가장 많은 싱가폴. MIT Senseable City Lab 트리피디아 홈페이지 캡처27개의 도시 가운데 서울은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일본의 코베(9.4%), 프랑스의 파리(8.8%) 등 목록의 낮은 순위를 차지한 도시들보다 더 많은 나무 그늘을 가지고 있을지는 모르겠다. 2015년 100만 그루 심기 시민 운동의 성공으로 UTC가 높아졌다는 뉴욕도 13.5% 정도이다.
또 여름이 오고 도시가 뜨거워지면 더 간절히 가로수의 그늘 아래에 서고 싶어질 것이다. 더 이상 휴일은 아니지만 나무 심는 날인 식목일과 4월의 의미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