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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EN:]"생존 문제"…장애인 앞 수많은 문턱 조명한 '복지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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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EN:]"생존 문제"…장애인 앞 수많은 문턱 조명한 '복지식당'

    영화 '복지식당' 기자간담회
    정재익 감독, 서태수 감독, 배우 조민상, 임호준, 한태경, 송민혁 참석
    장애인인 정재익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
    장애인 이동권·장애인 등급제 등 복지정책이 가진 문제점, 장애인 현실 드러내
    오는 14일 개봉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복지식당'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재익 감독, 서태수 감독, 배우 조민상, 임호준, 한태경, 송민혁. 최영주 기자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복지식당'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재익 감독, 서태수 감독, 배우 조민상, 임호준, 한태경, 송민혁. 최영주 기자사회 곳곳 제도의 모순으로 사각지대에 놓여 인권과 기본권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복지식당'이 존엄한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질 준비를 마쳤다.
     
    영화 '복지식당'(감독 정재익·서태수)은 사고로 장애인이 된 청년 재기가 세상의 수많은 문턱을 넘어 재기하려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영화는 몸의 장애가 삶의 장애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후천적 장애인 재기의 모습을 통해 장애인 제도의 실태와 현안을 제대로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장애인인 정재익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와 비장애인인 서태수 감독의 객관적 시선이 어우러진 보기 드문 협업으로 완성된 영화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복지식당' 언론배급시사회가 끝난 후 감독과 배우들이 함께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복지식당'에는 요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장애인 이동권을 비롯해 장애인 등급제, 장애인 일자리, 장애인 활동 보조 서비스 등 실제 시행되고 있는 다양한 복지정책과 정책이 가진 문제점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무엇보다 영화의 주인공 재기가 마주치는 수많은 문턱은 실제 4급 장애인인 정재익 감독의 자기 체험에 바탕을 둔 에피소드다. '복지식당'의 첫걸음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장애인 복지제도의 실상을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자 하는 정재익 감독의 마음에서 출발했다.
     
    감독의 실제 경험이 '복지식당'이라는 독특한 제목에 담기게 된 이유에 관해 공동 연출자인 서태수 감독은 "대한민국 복지 제도의 현실, 장애인 내부 사회에 대한 정확한 정보 등을 가장 쉽고 단적으로 이해시킬 수 있는 단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식당'의 경우 생존과 일상이 교차하는 곳이자 우리 영화에서는 많은 폭력과 착취가 일어나는 곳"이라며 "복지국가 대한민국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합성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 '복지식당' 스틸컷. 제주에스엘㈜·㈜인디스토리 제공영화 '복지식당' 스틸컷. 제주에스엘㈜·㈜인디스토리 제공영화는 우리가 몰랐던 복지정책의 실태, 알게 모르게 갖고 있던 편견, 우리가 몰랐던 장애인의 현실과 그들이 매 순간 마주하는 수많은 문턱을 적나라하게 알려준다.
     
    주인공 재기 역의 배우 조민상은 이번 영화를 촬영하며 스스로도 몰랐던 자기 안의 편견을 마주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내가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장애인은 무조건 도와야 한다는 마음이었던 거 같다"며 "두 감독님의 관계를 보면 친구같이 느껴진다. 거기서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게 편견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영화 촬영 중 장애인이 마주하는 수많은 문턱 중 최근 정치권까지 뜨겁게 달구고 있는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장애인 2급 판정을 받은 봉수를 연기한 송민혁은 "이 영화를 찍기 전에는 장애인분들의 사회적인 시스템을 너무 모르고 지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최근 제주도에서 시사회가 있었다. 두 감독님과 함께 서귀포에서 시사회를 하고 이동하는데, 장애인 콜택시를 3시간 기다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심지어 밤 9시 이후에는 1대만 운행한다고 하더라. 직접 겪어보니 개선해야 할 게 많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서 감독은 "정 감독님이 장애인 콜택시로 이동해야 하는데, 실제 배차 시간이 정말 알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 어떤 때는 5분, 어떤 때는 2~3시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촬영 현장에서 배차가 안 된다는 건 촬영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기본적이면서도 수많은 우리 사회 장애인을 향한 문턱을 함축적으로 전달하는 장면이 영화의 엔딩이다. 계단 위에 위치한 카메라가 계단 끄트머리에 위치한 재기를 내려다보는 시선이 등장한다. 휠체어에 의지하지 않고는 몇 발자국 걷는 것조차 어려운 재기에게 계단은 혼자서는 오를 수 없는 우리 사회가 만든 문턱이다.
     
    정재익 감독은 "당신이 재기라면 그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가, 이를 영화를 본 관객에게 질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태수 감독은 "카메라가 있는 위치는 재기가 도저히 갈 수 없는 혹은 언제 갈 지 모르는 공간이자 목표지점"이라며 "이 모든 상황이 사실 계단 때문에 일어난 것일 수도 있다. 비장애인에게는 약간의 불편함이지만 장애인에게는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이동권은 삶"이라고 말했다.
     
    서 감독은 "늘 이맘때가 되면, 혹은 비슷한 상황일 때 이런 문제(장애인 이동권)가 나온다. 특히 정치권에서 이걸 이슈화시켜서 논쟁거리로 만드는 거 같기도 하다"며 "장애인들이 왜 계속해서 길거리로 나와서 투쟁해야 하는지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더 경청해줘야 한다. 행동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목소리를 들으려 하는 자세와 듣고자 하는 열망이 있으면 좋을 거 같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악순환"이라고 지적했다.
     
    영화 '복지식당' 스틸컷. 제주에스엘㈜·㈜인디스토리 제공영화 '복지식당' 스틸컷. 제주에스엘㈜·㈜인디스토리 제공
    배우들과 두 감독은 '복지식당'이 전하는 메시지가 조금이라도 많은 관객에게 닿았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선천적 장애인이자 악역 병호를 연기한 임호준은 "이 영화를 통해서 공감을 넘어서서 어떤 작은 변화가 시작되면 좋겠다"고, 송민혁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분이 우리 영화를 보시길 바란다. 많은 분이 알수록 변화할 기회도 많아지고, 그 시간도 빨라질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장애인 사회 내부에서도, 밖에서도 우리 영화가 세상에 나올 거라고 인정해주지 않았다. 하루하루 감사하며 여기까지 왔다"며 "이번에 이슈가 된 상황뿐 아니라 우리 영화를 통해서 모두에게 가장 좋은 복지가 무엇이고, 모두를 위한 복지가 무엇인지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우리 사회 복지제도의 모순을 통해 만나는 가장 용감한 질문을 담은 영화 '복지식당'은 오는 14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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