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라 작가. 출판사 아작 제공정보라(46) 작가가 세계 3대 문학상인 영국 부커상 최종 후보에 지명됐다.
7일(현지시간) 부커상재단은 SNS와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라의 '저주 토끼'(Cursed Bunny)가 부커상 인터내셔널(The International Booker Prize) 부문 최종 후보 6편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 작품을 영어로 옮긴 스웨덴 출신 한국인 번역가 안톤 허(본명 허정범·41)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부커상재단은 '저주 토끼'에 대해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요소를 사용해 현대 사회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참혹한 공포와 잔혹함을 다룬다"고 소개했다.
정보라 작가는 한국 작가로서는 역대 두 번째로 해당 부문 최종 후보에 선정됐다. 한국 작가 작품으로서는 세 번째다. 2016년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고, 2018년 또 다른 작품 '흰'이 최종 후보까지 올랐지만 수상은 불발됐다.
올해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Love in the Big City), 2019년 황석영 작가의 '해질 무렵'은 1차 후보에 오르는 데 그쳤다.
올해는 201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폴란드 올가 토카르추크의 '야곱의 책들'(The Books of Jacob), 노르웨이 욘 포세의 '새로운 이름'(A New Name), 일본 가와카미 미에코의 '천국'(HEAVEN), 아르헨티나 클라우디아 피네이로의 '엘레나는 안다'(Elena Knows), 인도 지탄잘리 슈리 '모래의 무덤'(TOMB OF SAND) 등 쟁쟁한 작가들의 작품이 함께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 올라 경쟁한다.
부커상은 노벨문학상·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에 꼽히며 인터내셔널 부문은 비영어권 작가들의 영어 번역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수상작은 5월 26일 발표된다. 2019년까지는 상금 후원 기업 명칭에 따라 맨부커상으로 불렸다.
국내 호러 SF·판타지 소설을 대표하는 정보라 작가는 연세대학교 인문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학교에서 러시아 동유럽 지역학 석사,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슬라브 문학 박사를 취득했다. 소설을 집필하면서 러시아를 비롯, 슬라브어 권 소설 작품들의 번역 작업도 함께 해왔다.
2017년 국내 출간된 '저주 토끼'(아작)는 영미판으로도 출간됐다. 복수와 저주를 테마로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배경, 인물, 사건들이 넘치는 10편의 작품이 담겼다.
정보라 작가는 '저주 토끼' 책 소개글을 통해 "원래 세상은 쓸쓸한 곳이고 모든 존재는 혼자이며 사필귀정이나 권선징악 혹은 복수는 경우에 따라 반드시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렇게 필요한 일을 완수한 뒤에도 세상은 여전히 쓸쓸하고 인간은 여전히 외롭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