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신임 원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2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4선의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압도적 지지 속 당선된 권 신임 원내대표 앞에는 당청 관계 설정, 인사청문회 국면 돌파, 거대 야당과의 협치 등 어려운 현안들이 쌓여있는데, 국민의힘에서는 새로 꾸려진 '친윤' 체제에서 지방선거 승리를 이뤄내야 여론에 힘입어 국정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 102명이 투표한 가운데, 81명의 선택을 받았다. 경쟁자였던 3선의 조해진 의원은 21표에 그쳤다.
윤 당선인의 정치 입문 초기부터 적극 지원해 온 권 원내대표는 윤 당선인과의 깊은 신뢰 관계와 국정 철학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정부 출범 이후에도 원만한 당청 관계를 설정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죽마고우'인 두 사람이 너무 가깝다보니 윤 당선인의 의중대로 당이 움직이는 '친정체제'가 구축되며 당의 역할이 종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일단, 권 원내대표는 "저를 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안 불러줬으면 좋겠다. 앞으로는 권성동 원내대표로 불러주시면 제가 독립해서 의원님들을 잘 모시고 당을 바로 세우도록 하겠다"거나 "앞으로도 (당선인에게) 할 말은 하는 강단으로 국민 눈높이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우려를 불식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당 내에서도 권 원내대표가 청와대를 향해 직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졸병으로 남고 싶은 국회의원이 어디 있겠느냐"며 "당선인에게는 진짜 내 사람인 권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할 것이라 생각하고,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권을 뺏긴 거대 야당과의 협치도 어려운 과제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등 인사청문회 국면이나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2차 추경, 민생 법안 처리 등에 순순히 협조를 기대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권성동 의원(오른쪽)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2022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개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상대 후보였던 조해진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특히, 권 원내대표가 다소 직설적인 스타일이고, 상대 당과의 전투력이 부각돼 온 인물이다보니 원만한 여야 협상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권 원내대표가 이날 대야 협상력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질문에 양보나 타협 대신 "기댈 곳은 국민뿐"이라거나 "의원 한분 한분이 정말 대(對) 민주당 전사, 국민을 설득하는 해설가가 되도록 논리적 자료를 가져다 줘야 한다"고 말한 점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투쟁력이 더 두드러졌던 것이 사실이지만, 4선 의원이라는 장기간 의정 활동 경력을 토대로 밀어 붙일 때는 밀어 붙이더라도, 양보할 때는 크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주실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의 언급처럼 "앞으로 이 험난한 길을 어떻게 헤쳐 나갈 지 고민"되는 문제들이 쌓여 있는 상황인데, 국민의힘 내에서는 6.1 지방선거에서 압승해야 정국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경기지사, 인천시장 등 수도권 광역단체장 탈환은 물론, 지난 지방선거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했던 충청권에서도 성과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소속 초선 의원은 "허니문 기간을 기대하기 어려운 정권 교체기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거대 야당과 경색된 관계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국민들을 내 편으로 만드는 정당이 돼야 국회도 여론에 순응하고 협치가 가능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