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6일 점심일정을 위해 서울 통의동 집무실을 나서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청와대 개편 작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국정상황실 존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8일 확인됐다. IMF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김대중(DJ) 정부에서 신설됐던 청와대 국정상황실은 노무현‧문재인 등
역대 민주당 계열 정권에서만 유지돼왔던 점을 고려하면 존치 검토 자체가 파격적인 행보라는 평가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청와대 개편을 구상 중인 윤 당선인이
코로나19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 북핵 위협 등 대내외 위기 상황이 심각한 점을 고려해 국정상황실을 존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며 "명칭이나 형태는 일정 부분 바뀔 수 있지만 본연의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는 방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1997년 IMF 위기를 맞은 가운데 들어선 DJ 정부가 만든 청와대 국정상황실은 이른바 대통령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정보의 집합소'로 불린다.
미국 대통령의 비서진들이 근무하는 백악관 웨스트 윙(West Wing) 내부의 상황실을 모델로 삼았다. 존.F.케네디 대통령 취임 초기에 쿠바 피그스만 침공 작전 실패 후 탄생한 백악관 상황실은 미국 대통령들의 정보‧경보 센터로서 위기관리 역할을 수행했다.
연합뉴스국정상황실은 역대 민주당 계열 정권인 DJ‧노무현에 이어 현 문재인 정권에서만 명맥을 이어왔다. 대통령에게 전달되는 모든 정보가 취합되는 만큼 정권 핵심 실세들이 국정상황실장을 맡았다. 현 정권에선
민주당 윤건영 의원, 노무현 정권에선 이광재 의원과 이호철 전 민정수석 등 대통령 최측근들이 국정상황실장 직을 거쳤다. DJ 정권에선 장성민‧전병헌 전 의원 등이 실장을 역임했다.
이명박‧박근혜 등 보수정권으로 교체 이후엔 명칭과 기능이 분리됐다. 이명박 정부는 국정상황실장 직을 폐지하고
기획조정비서관과 기획관리비서관, 기획관리실 등으로 분산시켰다. 박근혜 정권에서도 이명박 정권의 조직을 이어받았지만, 지난 2017년 문재인 정권으로 교체 후엔 재차 국정상황실은 부활했다.
인수위사진기자단이 때문에
윤 당선인이 국정상황실을 존치시킬 경우, 보수정권에서 첫 사례이기 때문에 파격적인 행보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 관계자는 "지금 청와대 개편 TF나 조직 관련 담당자들이 검토를 하고 있는데, 보수정권에서 이 조직을 살리고 유사한 기능을 갖고 가는 것 자체가 화제가 될 것"이라며 "이념과 진영을 넘나들어 실용주의로 가겠다는 윤 당선인의 의지"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윤 당선인은 인수위 워크숍에서
"현 문재인 정부가 한 일 중에서도 계승해야 할 것들은 잘 선별해서 다음 정부까지 끌고 가야한다"며 "가장 중시해야 하는 것은 실용주의와 국민의 이익"이라고 했다. 이틀 후 김은혜 당시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저희는 앞선 정부에서 저희가 계승할 만한 부분은 충분히 계승하고 잘못된 부분은 반추하고 판단하는 작업을 병행할 것"이라며 "편가르기는 하지 않겠다. 민생에 집중하고 이념, 진영에 따라 나누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