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부산시민장례식장에 마련된 해경 헬기 추락 사고 순직자 합동분향소. 박진홍 기자대만 해역에서 실종된 교토1호 수색 지원에 나섰다가 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승무원 3명의 합동분향소에는 동료와 시민 등 조문객 발길이 이어졌다.
10일 오전 부산시민장례식장에는 해경 S-92 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부기장 정두환(50) 경감, 정비사 차주일(42) 경사, 전탐사 황현준(27) 경사 등의 빈소가 마련됐다.
분향소에는 이른 시각부터 고인들의 친지와 동료 직원 등의 발길이 이어졌다.
10일 오전 부산시민장례식장에 마련된 해경 헬기 추락 사고 순직자 합동분향소에서 정복을 입은 해경 관계자들이 조문을 위해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박진홍 기자상복을 입은 유족들은 조문객 손을 맞잡고 슬픔을 나눴으며, 분향소 밖으로 울음소리가 새어 나오기도 했다.
분향소 앞은 정부 요인과 해경 관계자들이 보낸 근조 화환이 빽빽이 들어찼고, 정복을 입은 해경 관계자들은 유족을 돕느라 종일 분주히 움직였다.
조문을 마친 고인의 동료들은 빈소 앞에서 생전 모습을 추억하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정비사 차주일 경사와 육군, 해경에서 함께 근무한 호남119특수구조대 소속 이봉환(48) 전문경력관은 "며칠 뒤에 부산에서 같이 식사하자고 했었는데, 이런 사고를 당해 착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고인은 꼼꼼하고 차분한 성격에 항상 늦게까지 남아 일을 마무리 짓는 모습을 보여줘 주위에서도 다들 칭찬했다"며 "같은 정비 일을 하면서,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 힘들 때마다 '파이팅'을 외치곤 했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부산시민장례식장에 마련된 해경 헬기 추락 사고 순직자 합동분향소에서 해경 관계자들이 손님을 맞고 있다. 박진홍 기자차 경사의 해경 입사 동기인 제주소방안전본부 황성호(39) 정비사는 "사고 직전 제주에 연료를 수급하러 왔을 때 잠시 만났는데, '멀리까지 야간 해상 비행을 해야 하니 조심히 다녀 오라'고 당부한 게 마지막 모습"이라며 "아침에 기사로 사고 소식을 접하고 믿을 수가 없었고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해경 동기이자 대학 선배기도 한데, 굉장히 꼼꼼하게 일을 해 참 좋은 정비사였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일부 일반 시민들도 분향소를 찾아 고인들이 생전에 국민을 위해 봉사한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한 조문객은 "뉴스에서 자녀와 비슷한 나잇대의 해경이 헬기 추락으로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아파 빈소를 찾았다"며 "고인들의 영면을 바라며, 나라를 위해 충성하는 사람들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에서 신경썼으면 한다"고 말했다.
해경 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고 정두환 경감, 차주일 경사, 황현준 경사(왼쪽부터). 남해해경청 제공오후가 되자 박형준 부산시장,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정봉훈 해양경찰청장 등이 분향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은 방명록에 "국민의 안전을 지키려다 헌신하신 그 고귀한 정신을 영원히 잊지 않고, 안전한 바다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10일 오후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시민장례식장에 마련된 해경 헬기 추락 사고 순직자 합동분향소에 들어가고 있다. 박진홍 기자
남해해경청 부산항공대 소속 대원들인 고인들은 지난 7일 대만 해역에서 실종된 교토1호의 수색을 위해, 부산에서 중앙해양특수구조단 대원 6명을 태우고 이륙했다.
헬기는 구조단 대원을 해경 3012함에 내려준 뒤, 부산 복귀를 위해 이륙한 직후인 8일 오전 1시 32분 해상으로 추락해 승무원 4명 중 3명이 숨지고 기장 최모(46) 경감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숨진 대원들의 장례는 해양경찰청장장으로 치러지며, 오는 12일 오전 10시 부산 강서구 강서체육공원 실내체육관에서 영결식이 엄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