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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퓨어빗 먹튀' 추적한 경찰, 첫 대규모 환부…250명 구제

사건/사고

    [단독]'퓨어빗 먹튀' 추적한 경찰, 첫 대규모 환부…250명 구제

    총 40억여 원 피해액 중 30억여 원 회수

    2018년 발생한 암호화폐 거래소 퓨어빗(Pure-bit) 사기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피해액 총 40억여 원 중 30억여 원을 회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피의자들의 자금 경로를 추적해 은닉 암호화폐를 찾아낸 것입니다. 암호화폐를 돌려 받은 피해자는 250여명으로, 이처럼 암호화폐 투자 사기 사건에서 수사기관의 대규모 암호화폐 환부는 첫 사례입니다.

    2018년 '퓨어빗 사기 사건' 수사 경찰, 코인 회수
    총 40억여 원 중 30억여 원, 피해자 250여명에게 환부
    수 개월 간 자금 추적…피의자 추적은 지속
    암호화폐 사기 갈수록 고도화, 제도 보완 필요


    2018년 발생한 암호화폐 거래소 퓨어빗(Pure-bit) 사기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피해액 총 40억여 원 중 30억여 원을 회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의자들의 자금 경로를 추적해 은닉 암호화폐를 찾아낸 것이다. 암호화폐를 돌려 받은 피해자는 250여명으로, 이처럼 암호화폐 투자 사기 사건에서 수사기관의 대규모 암호화폐 환부는 첫 사례다.

    암호화폐를 미끼로 한 거래소 사기 사건은 상당히 고도화된 양상이다. 시중 은행 계좌로 투자금을 받는 경우를 넘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로 투자를 받을 경우, 추적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은닉 암호화폐가 해외 거래소로 갈 경우 추적은 더욱 오리무중에 빠질 수 있어 제도 보완책이 요구되고 있다.

    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퓨어빗 사기 사건과 관련, 30억여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회수했다. 피해자는 250여명으로 지난달 암호화폐를 통한 환부 작업이 진행됐다.

    퓨어빗 사건은 지난 2018년 11월 발생했다. 당시 '퓨어빗 거래소 사전가입 이벤트'를 통해 자체 코인인 '퓨어코인'에 거래소 상장 전 투자하면 수익 배당과 함께 거래 수수료 면제 등을 해주겠다고 홍보했다. 투자금은 암호화폐인 이더리움(ETH)으로 유치했다.

    그러나 일주일 간 진행된 1차 이벤트 종료 일에 퓨어빗은 거래소 상장 약속을 파기하고 홈페이지와 관련 SNS를 폐쇄한 뒤 잠적했다. 투자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운영자는 조롱 글을 남기기도 했다.

    피해자들은 경찰 신고에 나섰다. 곳곳에 신고가 잇따르자 사건은 서울청 사이버수사과로 이관됐다. 경찰은 퓨어빗이 빼돌린 이더리움 추적에 착수했지만 상당 부분 이미 현금화 돼 빠져나가거나, 추적이 어려운 코인 등으로 흩어진 상태였다.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다만 경찰은 거래 내역을 꾸준히 확인한 끝에 해외 거래소와 국내 거래소 일부에 퓨어빗이 보유한 이더리움이 흘러 들어간 정황을 파악했다. 이후 해당 거래소 관리 지갑에 남아 있는 이더리움에 대한 지급 정지 신청에 나섰다. 이러한 작업은 수 개월 동안 반복됐다.

    자산은 동결했지만 또 다른 난관은 압수였다. 경찰 관계자는 "계좌에 있는 돈 같으면 계좌에서 압수 조치를 하면 되는데, 가상자산은 실체가 없는 만큼 거래소 협조가 필수였다"며 "다행히 한 국내 거래소 협조를 얻어 해외 거래소 등에 있는 자산까지 모두 위탁 보관하게끔 했고, 이후 영장을 집행해 암호화폐를 압수했다"라고 밝혔다.

    압수는 지난해 4월 이뤄져 경찰이 관리하는 전자지갑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피해자들에게 환부된 시점은 올해 3월이다. 피해자들의 피해액 산정, 환부 비율 등까지 조율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된 암호화폐 거래 특성상 실제 피해 내역 확인부터가 쉽지 않았다. 결국 내역이 확인된 피해자 250여명이 투자한 비율대로 암호화폐를 되돌려 받았다.

    한 피해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투자한 비율대로 균등하게 암호화폐를 돌려 받아서 상당 부분 피해 회복이 됐다"며 "신고한 뒤 2~3년이 지나 크게 기대는 안하고 있었는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피해자들이 돌려 받은 암호화폐는 총 817여 개, 시가는 30억여 원으로 피해액 40억여 원에서 75% 정도 환수가 된 셈이다. 암호화폐 투자 사기 사건에서 이렇듯 암호화폐 꼬리를 추적해 대규모 피해자에게 환부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파악됐다.

    경찰의 남은 과제는 피의자 추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해외 쪽 등으로 공조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며 "추적은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암호화폐 관련 사기는 갈수록 고도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투자금을 암호화폐로 유치할 경우 추적은 더욱 어려운 상태다. 은닉 자금이 해외 거래소로 흘러간다면 국내 수사기관이 협조를 강요할 권한도 없다. 이에 암호화폐 추적을 고도화 할 시스템 및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퓨어빗 사건 피해액 환부에서 피해자들을 대리한 법무법인 대건 한상준 변호사는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암호화폐를 국내로 반환받은 점 등에 큰 의미가 있다"며 "범죄 수익금을 암호화폐로 은닉하는 경우가 매우 많은데 이를 추적해서 환수하는 제도적 시행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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