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전 주상복합 신축 현장 붕괴사고 현장에서 관계기관들이 합동 감식을 준비하고 있다. 김정남 기자노동자 4명이 다친 대전 주상복합 신축 현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합동 감식이 진행되는 등 관계기관이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련기사 : CBS 노컷뉴스 22. 4. 9 대전 주상복합 공사장서 노동자 4명 추락…1명 중상)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 등은 사고가 발생한 대전 중구의 주상복합 신축공사 현장에서 13일 합동 현장감식을 진행했다.
이곳에서는 지난 9일 오후 콘크리트 타설 중 바닥판이 무너지며 작업자 4명이 다쳤다.
업무상 과실 치상 혐의로 들여다보고 있는 경찰은,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감식에서는 사고 원인에 대해 다각적인 면에서 검토를 했다"며 "사고 원인이 규명이 되면 그와 관련된 관련자들, 책임자들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3일 대전 주상복합 신축 현장 붕괴사고 현장에서 관계기관들이 합동 감식을 준비하고 있다. 김정남 기자
노동당국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사고 현장에 대해 추가 행정 조치에 나섰다. 대전고용노동청은 추가 사고 예방을 위한 불시감독과 안전진단 명령, 재발방지대책 요구 등 후속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민길수 대전고용노동청장은 "감독 및 안전보건진단을 통해 현장의 안전관리 취약 요인을 근원적으로 개선하도록 유도하겠다"며 "재발방지대책을 단순히 보고받는 데 그치지 않고, 개선이 완료될 때까지 주기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듭되는 유사 사고에, 전문가들은 건설현장에서 원가 절감이나 공기 단축이 요구되는 현실을 바로잡을 수 있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고 현장. 대전소방본부 제공광주 붕괴사고 당시 건설사고조사위원장을 맡았던 김규용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건설 시공 기술이 낙후된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해외 건설시장에서도 증명하고 있는 정도"라며 "그럼에도 사고가 근절되지 않는 데는 많은 인력과 재원, 복잡한 선후 공정이 이어지는 건설산업의 특수성과 함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원가 절감이나 공기 단축 등이 요구되는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결국은 기본,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는 기본적인 관리 체계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중대재해로는 분류되지 않았다. 하지만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이 사고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이, 사고를 바라보는 이들의 목소리다. 사고 현장 앞에는 '불법하도급, 공기단축 out'이라는 노동계의 현수막이 붙어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