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은 26일 의원총회를 열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관련 반대 입장을 보이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의사진행 방해)' 등 결사항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서명한 여야 합의안을 사실상 파기하고 원점 재검토하겠다는 취지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총 모두발언에서
"검수완박 법안 처리 과정에서 제 판단 미스와 그로 인한 여론이 악화되는 부담을 당에 지우고 책임을 전가시켜 대단히 죄송하다"며 "당내 의원들의 중지를 모아 민주당과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22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박병석 국회의장이 주재로 검수완박 중재안에 합의했다. 합의 직후 검찰 및 보수층 내부에서 거센 반발과 함께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까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난 25일 민주당에 합의안 재논의를 제안했다.
사실상 파기 수순으로 돌입한 배경엔 윤 당선인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권 원내대표의 공개 발언 후 비공개로 전환된 의총에선 대선 경선 과정에서부터
윤 당선인의 수행실장을 맡고 있는 이용 의원이 첫 발언자로 나섰다. 의총에서 발언 신청을 한 적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진 초선 비례대표인 이 의원은 이 자리에서
'검수완박‧부패완판(검찰 수사권이 완전 박탈되면 부패가 완전 판치게 된다)'과 권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윤 당선인의 의중을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자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의총에 참석한 당내 한 중진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이 의원이 비공개 의총의 첫 발언자로 나와서 검수완박 법안 비판과 함께 권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자고 했다"며 "
거의 윤 당선인 메시지를 대독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한 초선의원도 "사실상 윤 당선인의
의중을 전달하기 위해 이 의원이 의총에 왔다고 봐야 하지 않겠냐"며 "전반적으로 의총 분위기는 다들 똘똘 뭉치자는 것"이라고 했다.
검수완박 합의안을 두고 윤 당선인 과 권 원내대표 간 의사소통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하면서 현 사태가 발생했지만
, 권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재차 전열을 정비해야 한다는 취지로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의총 후 국회 로텐더 홀 계단에서 피케팅 시위에서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검수완박 법안을 강행 처리할 경우 필리버스터 등 모든 절차와 수단을 사용하겠다"며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국민이 수용하지 못하는 중재안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