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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호실적' 금융지주들…예대마진차 공시제도 힘 받나

경제정책

    '역대급 호실적' 금융지주들…예대마진차 공시제도 힘 받나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지주 순이익 6665억 증가한 4조 6399억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의 이자수익도 커져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 커져 지난해 말부터 은행 향한 비판 커져
    윤석열 공약한 예대금리차 공시 힘 받을 듯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기준금리 인상으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은행들은 역대급 이자 수익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예대금리차(예금 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 공시와 가산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총 4조6399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9734억원보다 6665억원 증가했다. 또 올해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총 9조143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조6939억원)와 비교하면 1년 새 18.8%가 늘어났다.

    이같은 호실적의 배경은 기준금리 인상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고, 다음달 26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50%에서 1.75%로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며 은행들이 거둬들이는 이자 수익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통상 한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은행 등 금융사의 순이자마진(NIM)이 0.3%포인트 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본다. NIM은 예금과 대출의 이자율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중심으로 한 은행의 수익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아질수록 예대 마진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KB국민은행의 1분기 NIM은 1.66%로 전 분기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1.51%로 0.06%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은 1.49%, 하나은행은 1.50%로 각각 0.07%포인트, 0.03%포인트 증가했다.

    아울러 미국 등 주요국들의 통화 긴축 흐름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주식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증권 등 비금융 계열사들의 성장은 주춤한 반면, 코로나 시기 급증한 대출을 바탕으로 은행들의 이자 수익은 늘어나면서 이들의 증가세에 더욱 이목이 쏠리는 모양새다.

    하지만 금융지주들은 호실적에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자칫 새 정부의 금융공약 중 하나인 예대금리차 공시에 더욱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은행들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86%포인트로 9개월 만에 가장 큰 격차를 나타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사진기자단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사진기자단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주요 금융 공약 중 하나로 과도한 예대금리차를 해소하기 위해 주기적인 공시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에 오른 금리가 반영되는 속도 차이로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면서 발생하는 소비자의 금융 부담이 금융사의 과도한 이익으로 전달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최근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도 인사청문회에서 "예대금리차를 공개하는 것은 정보 공개 차원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생각하고 있다"며 힘을 싣기도 했다.

    인수위와 금감원은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도입을 위한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필요하면 가산금리 적절성 검토와 담합요소 점검까지 추진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예대금리차 구성 요소를 어느 정도 수준까지 공개해야 할지가 주요 논의 대상이다. 이미 금융사들은 분기보고서를 통해 예대금리차를 공개하고 있는데, 실제로 금리차가 축소되는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단순 숫자가 아니라 구성 항목을 공개해 금융사들의 자발적인 금리 인하를 가져와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영업활동 침해를 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창용 신임 총재 역시 "예대금리차 공시 자체는 찬성하지만 원가와 목적이자율 등의 정보는 영업상 비밀일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자칫 영업 비밀이 공개될 수 있어 민감하다"면서 "소비자마다 실제 대출을 받을 때 신용 등급 등 조건이 달라, 공시 항목이 지금보다 세분화되더라도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금리 차이로 인한 고수익도 있지만 대출 자산 확대나 효율적인 자산 운용 등으로 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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