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공장 전경. 현대차 제공국내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배터리 등 미래 모빌리티 신성장 사업은 물론, 친환경 바이어 사업까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망 구축과 함께 아시아·태평양 시장 확보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달 29일 합작법인(JV)을 세워 인도네시아에 팜유 기반 바이오디젤 경유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GS칼텍스의 바이오 연료 생산기술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바이오 원료 정제 인프라를 활용해 원료 정제부터 바이오화학 제품 생산까지 밸류체인을 구축해 바이오 사업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포스코인터내셔설 외에도 LX인터내셔널, 삼성물산 등 종합상사들도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현지에서 팜유 사업을 펼치고 있다. 미국 농무부가 전망한 올해 전 세계 팜유 생산량 7700만 톤 가운데 절반이 넘는 4550만 톤(59.1%)이 인도네시아 생산량이다.
전기차 앞세운 현대차, 인도네시아 시장 도전
현대자동차도 아세안 지역 최초의 완성차 생산 거점을 인도네시아에 마련해 아세안 시장의 전략적 교두보로 택했다.
현대차가 지난 3월에 준공한 인도네시아 공장은 77만 7천㎡의 부지에 지어졌으며 올해 말까지 15만 대, 향후 25만 대 규모의 연간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제품 개발 및 공장 운영비 등을 포함해 약 15억 5천만 달러에 달하는 투자비가 들어갔다.
당시 준공식에 참석한 정의선 회장은 "인도네시아는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핵심 거점"이라며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은 인도네시아 미래 산업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게 될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판매법인에 따르면 4월 22일 아이오닉5 판매 가격을 공개하고 접수한 뒤 지난달 27일까지 공식 계약 1587대를 기록했다. 현대차 제공특히 전기차 보급이 상대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특성상 현대차가 전기차를 앞세워 시장을 선점, 일본 완성차 업체들보다 우위를 점할 수도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는 현대차 아이오닉5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아이오닉5 판매 가격을 공개하고 접수한 뒤 지난달 27일까지 공식 계약 1587대를 기록했다.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지역은 일본차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인도네시아 시장을 통해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인도네시아는 인구도 많고 경제 성장, 발전 가능성이 큰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이항구 박사도 "전기차 분야에서는 상용화에 있어 우리가 일본보다 앞서 있다"며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종국적인 친환경차인 전기동력 자동차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차가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시장에 강력히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엔솔, 현대차와 배터리 '동맹'…2024년 양상 목표
현대차는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 동맹도 맺었다. 이들 회사는 인도네시아에 연산 1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도 짓고 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15만 대분 이상에 달하는 규모다. 2023년 상반기 완공해 이듬해 상반기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인도네시아 정부,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 체결식. 현대차 제공합작공장에서 생산하는 배터리셀은 고함량 니켈(N)과 코발트(C), 망간(M)에 출력을 높여주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춰줄 수 있는 알루미늄(A)을 추가한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로, 2024년부터 생산되는 현대차와 기아의 전용 전기차를 비롯해 향후 개발될 다양한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가 배터리 원자재인 니켈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 채굴량도 세계 1위"라며 "배터리 사업에서 꼭 필요한 원자재 수급 측면에서 굉장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 LG화학·LX인터내셔널·포스코홀딩스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회사 '안탐', 인도네시아 배터리 투자회사 'IBC' 등과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 투자 관련 '논바인딩 투자협약(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했다. LG컨소시엄은 광물, 제정련, 전구체, 양극재, 셀 생산에 이르는 완결형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롯데케미칼, LS전선 등도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인도네시아 정부, 국내 기업 투자 유치 적극 지원
국내 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과 관련해 인도네시아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우리나라는 인도네시아의 6위 투자국이다.
해당 기간 누적 투자액은 13.3억 달러 규모로 2506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정부는 한국 글로벌 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해 적극적이다. 지난해 5월에는 인도네시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과 보건부 장관이 한국을 찾아 주요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투자를 독려했고, 같은 해 8월에는 인도네시아 투자부에서 한국 기업들만을 대상으로 투자 웨비나를 개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