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 전희철 감독과 가드 최원혁. KBL 제공4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와 안양 KGC인삼공사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
SK가 7점 차로 앞선 2쿼터 종료 27초 전 KGC인삼공사의 슈터 전성현이 SK 벤치 앞에서 3점슛을 던졌다. 오재현이 슛을 견제하려고 쫓아가다가 그만 전성현과 충돌하고 말았다. 심판은 슛 동작 반칙을 선언했다.
오재현은 SK가 자랑하는 백코트 수비수다. 슛을 견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상황이었지만 의욕이 과했다. 그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 순간 전희철 감독은 오재현의 표정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전희철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반칙이 나왔을 때 (오)재현이의 얼굴이 찌그러지더라. 그래서 실수할 수도 있는건데 도대체 왜 그러냐고 이야기했다. 다행히 후반에는 나아졌다"며 웃었다.
전성현은 자유투 3개 중 2개를 넣었다. SK는 40대35로 근소하게 앞선 채 전반을 끝냈다. 점수차를 더 벌릴 수 있었기에 오재현의 반칙은 흐름상 SK에게 좋지 않았다.
하지만 전희철 감독은 신경쓰지 않았다.
전희철 감독은 "우리의 장점은 트랜지션(빠른 공수 전환)"이라며 "1-2쿼터보다는 후반에 승부를 보려는 마음이었다. 전반까지는 대등하게만 가면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점수차는 좁혀졌지만 SK에게는 만족할만한 전반전이었다.
그리고 전희철 감독에게 오재현과 최원혁 등 외곽에서 적극적으로 수비를 펼치는 선수들은 너무나 든든하기만 하다.
전희철 감독은 "보통 선수들은 공격에서 슛을 놓치면 컨디션이 다운된다. 그런데 두 선수는 수비를 할 때 상대를 놓쳐서 점수를 내주면 그때 더 컨디션이 다운된다"며 웃었다.
공격보다 수비를 먼저 생각하고 필요할 때 상대 공격을 견제하고 막을 수 있는 선수들이 벤치에 있기에 전희철 감독은 경기를 보다 수월하게 운영할 수 있다. SK가 97대76으로 크게 승리한 홈 2차전 역시 그랬다.
전희철 감독은 "할 말이 없는 경기다.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서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구경하는 느낌"이었다며 "연습한 수비와 공격 모두 잘해줬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정규리그 MVP 최준용은 24득점 5리바운드 3블록슛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포인트가드 김선형은 3쿼터 중반 잠시 무릎 통증을 호소했지만 코트에 복귀했고 최종 16득점 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SK의 '업템포 농구'를 이끌었다.
전희철 감독과 김선형 모두 "SK다운 농구를 했다"고 입을 모았다.
자밀 워니가 17득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한 가운데 오재현은 25분을 뛰며 6득점 5어시스트를 보탰고 최원혁도 18분 동안 코트에서 수비 에너지를 쏟아냈다. 베테랑 허일영도 20분 동안 7득점 6리바운드에 스틸 3개를 보태며 힘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