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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사업 10년' LG전자, 반도체 '내재화'로 입지 더 굳힌다

기업/산업

    '전장사업 10년' LG전자, 반도체 '내재화'로 입지 더 굳힌다

    핵심요약

    자동차 반도체 '내재화' 추진…못다 이룬 반도체 꿈 다시 펼친다
    몸집 키우는 LG전자 전장사업…3분기 '흑자 전환' 유력

    LG전자의 플라스틱 올레드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메르세데스-벤츠의 프리미엄 전기차 세단 2022년형 EQS의 차량 내부 모습. LG전자 제공.LG전자의 플라스틱 올레드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메르세데스-벤츠의 프리미엄 전기차 세단 2022년형 EQS의 차량 내부 모습. LG전자 제공LG전자가 못다 이룬 꿈인 반도체 사업에까지 손을 뻗으며 미래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자동차 전장사업 역량 강화에 나선다. LG전자는 전장사업 10년차인 올해 '삼각편대'를 중심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글로벌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반도체 '내재화' 추진…못다 이룬 반도체 꿈 다시 펼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독일 시험·인증 전문기관 'TUV 라인란드'(TUV Rheinland)로부터 차량용 반도체 개발 프로세스에 대한 'ISO 26262' 인증을 받았다. 이 인증은 차량에 탑재되는 전기·전자 장치의 시스템 오류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제정된 국제표준화기구(ISO) 자동차 기능 안전 국제표준규격이다.

    LG전자 SIC센터장 김진경 상무(왼쪽)가 TUV 라인란드 코리아 프랭크 주트너(Frank Juettner) 대표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전자 제공.LG전자 SIC센터장 김진경 상무(왼쪽)가 TUV 라인란드 코리아 프랭크 주트너(Frank Juettner) 대표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전자 제공LG전자는 특히 이번 인증에서 자동차 기능 안전성 가운데 최고 수준인 '자동차안전무결성수준'(ASIL) D등급의 부품 개발 능력을 인정받았다.

    ASIL은 사고의 심각도와 발생빈도, 제어 가능성 등에 따라 최저 A등급에서 최고 D등급까지 4단계로 분류되는데 D등급은 1억 시간 동안 연속 사용했을 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고장을 1회 이하로 관리하는 가장 엄격한 등급이다.

    LG전자는 이번 인증으로 전자제어장치(ECU)와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 차량용 반도체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 장기화에 대응해 자체적인 개발 역량을 확보한 LG전자는 향후 사업성을 검토해 차량용 반도체 사업 내재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의 반도체 사업 진출 검토는 지난 세기말 한국을 강타했던 금융위기, 이른바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사태로 한번 접었던 꿈을 다시 펼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는다.

    LG그룹은 1990년대 중반 주력으로 키우던 LG반도체를 외환위기 이후 정부 주도 아래 이뤄진 '빅딜'로 현대전자에 넘겨야 했다. 반도체 웨이퍼 생산회사인 LG실트론도 2017년 SK그룹에 매각했고, 지난해 5월 실리콘웍스(현 LX세미콘)가 계열 분리되면서 반도체 사업에서 손을 뗐다.

    LG전자의 인공지능 기반 미래 자율주행차 콘셉트 모델인 '옴니팟'. LG전자 제공.LG전자의 인공지능 기반 미래 자율주행차 콘셉트 모델인 '옴니팟'. LG전자 제공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불거진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은 LG전자에 새로운 기회가 됐다. LG전자는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한 지 4년 만인 지난해 반도체 개발사업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LG전자는 지난해 2분기 CTO(최고기술책임자) 부문 내 SIC센터에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를 연구개발(R&D)하는 '넥스트 SoC'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사물인터넷(IoT)과 로봇,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반도체의 설계·제조 등 자체개발에 나서기 위해서였다.

    MCU는 본격적인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를 앞두고 물량 부족 현상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품목이다. 보통 내연기관 차량에는 300개 안팎의 MCU가 적용되지만 미래차 제조에는 최대 2천개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전자 AR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차량 전면 유리에 주행속도, 목적지까지의 경로 등 다양한 정보를 그래픽 이미지로 보여주고 있다. LG전자 제공.LG전자 AR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차량 전면 유리에 주행속도, 목적지까지의 경로 등 다양한 정보를 그래픽 이미지로 보여주고 있다. LG전자 제공LG전자는 시장 진출에 앞서 안정적인 부품 수급을 위한 내재화를 우선적으로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실제 내재화가 가능할지 선행적으로 기술 개발 역량을 확보하고 사업성을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휴대폰과 태양열 등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는 한편, 파워트레인과 인포테인먼트 등 자동차 부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LG전자는 차량용 반도체 개발 역량까지 확보해 전장 사업 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SIC센터장 김진경 상무는 "빠르게 IT기기화 되고 있는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차량용 반도체의 기능안전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개발할 수 있는 체계와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몸집 키우는 LG전자 전장 사업…3분기 '흑자 전환' 유력


    LG전자의 전장사업은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LG전자는 2018년 차량용 조명 회사 ZKW를 인수하고, 2013년 설립된 VC사업본부를 2019년 현 VS사업본부로 확대 개편하면서 전장사업을 본격적으로 미래 주력 신사업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하면서 인포테인먼트(VS본부), 미래차 구동장치(LG마그나), 차량용 조명(ZKW)의 '삼각편대'를 구축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자동차 사이버보안 분야 업체인 사이벨럼을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해 글로벌 텔레매틱스 시장 점유율 순위.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지난해 글로벌 텔레매틱스 시장 점유율 순위.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LG전자 VS본부의 지난해 매출은 7조1938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조4천억원가량 증가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핵심 기술인 텔레매틱스 시장에서 LG전자는 지난해 유럽을 제외한 모든 주요 지역에서 선두를 달리는 등 35.2%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LG전자는 AVN(Audio·Video·Navigation) 시장에서도 지난해 처음으로 두자릿수인 11.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017년 8.0%였던 LG전자의 AVN 시장 점유율은 2019년 6.6%까지 떨어졌다가 2년 만에 빠르게 성장했다.

    LG전자 VS본부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8776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1분기 영업손실은 63억원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에 기록한 7억원보다는 다소 늘었지만 작년 한 해 동안의 전체 영업손실 6950여억원에 비하면 실적이 개선된 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1분기의 경우 손익분기점(BEP) 시점에 근접했다"며 "반도체 공급 이슈와 원자재 가격 상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및 중국의 주요도시 봉쇄 등으로 매출과 원가의 변동성이 큰 상황이서 구체적인 흑자 전환 시점은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LG전자의 VS본부가 3분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2분기에는 경쟁 심화 등으로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면서도 "성장 동력인 전장부품(VS)은 견조한 성장을 이어나가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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