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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긴축·경기침체 공포 확산…주식·코인·원화 일제히 '하락'

금융/증시

    美 긴축·경기침체 공포 확산…주식·코인·원화 일제히 '하락'

    파월 '자이언트 스텝' 거리 뒀지만…시장은 '불안'
    고물가 지속+경기침체 불안까지…투자심리 위축
    强달러 현상 심화…원달러 환율 1270원 재돌파
    시장 단기 주요 변수로 '美 4월 CPI' 거론

    연합뉴스연합뉴스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가속화와 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공포 심리로 연결되면서 국내 주식·가상화폐 시장이 6일 일제히 위축됐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도 연중 최저점을 찍기도 했다.
     

    美 연준 의장 '자이언트 스텝 거리두기'에도 불안감 확산

     연합뉴스연합뉴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06포인트(1.23%) 하락한 2644.51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789억 원, 3003억 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개인은 7628억 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달 말 2700선으로 향하던 지수는 이달 들어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600선으로 방향을 전환한 모양새다.
     
    코스닥 지수도 15.84포인트(1.76%) 빠지면서 884.22로 장을 마쳤다. 마찬가지로 외국인이 578억 원, 기관이 1880억 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은 2431억 원 어치를 사들였다.
     
    투자 위축의 배경으로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보폭이 현재보다 더 공격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시장의 공포심리가 확산한 점이 꼽힌다. 연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시장 예상대로 22년 만의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연 0.75~1.00%로 끌어올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상 결정 후 연내 두 차례 정도의 추가 빅스텝을 예고하면서도 한 번에 0.75% 포인트 금리를 올리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 발언은 자이언트 스텝 전망에 얼어붙었던 시장의 긴장도를 낮추면서 당일 나스닥 지수가 3.19% 뛰는 등 뉴욕증시에 일시적 훈풍이 불기도 했다.
     
    그러나 고물가 현상 지속에 따른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불과 하루 만에 재부각 되면서 5일(현지시간) 나스닥 지수는 4.99%나 급락해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인 12317.69에 마감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연준 FOMC발(發) 안도감은 하루뿐이었다"며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을 컨센서스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올해 4분기 물가 상승률을 10% 이상으로 예상한 점, 미국 1분기 노동 비용이 전분기 대비 11.6% 증가한 점 등은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멈출 것으로 기대한다"는 파월 의장의 현실 진단에 대한 신뢰도를 하락시키는 요소가 됐다는 것이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우리시간으로 6일 오후 기준으로 '연준이 6월 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89.3%에 달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시장이 물음표를 붙이고 있는 셈이다.
     
    파월 의장이 자이언트 스텝에 거리를 둔 배경에 경기침체 우려가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투심 위축 요인으로 꼽힌다는 분석도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 경기가 정말 괜찮고, 인플레이션이 당면한 최대 문제라고 한다면 파월 의장으로선 굳이 자이언트 스텝에 선을 그을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데 큰 폭의 금리인상을 오히려 경계한 발언에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일정부분 스며들어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상화폐도 '약세', 환율 1270원 재돌파…"美 4월 물가지수 단기변수"

    연합뉴스연합뉴스시장 불안과 위험자산 회피 심리는 가상화폐 시장도 타격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오후 3시30분 기준 비트코인은 개당 4716만 5천 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고가인 5083만 2천 원 대비 7.2%나 하락한 것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 때 4700만 원까지 빠지기도 했다. 4700만 원 선이 일시 붕괴됐던 지난 3월7일 이후 약 2달 만에 최저가다. 알트코인들 역시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대장주격인 이더리움의 가격도 전날 고가(377만 5천 원) 대비 6.6% 이상 낮은 개당 352만 5천 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중국 가상화폐 거래소인 오케이코인의 제이슨 라우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을 불안해하고 있다"며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가져다 주고 있어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긴축 여파에 따른 강(强)달러 현상이 심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6.4원 오른 1272.7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29일 이후 4거래일 만에 다시 1270원대로 올라선 것으로, 환율은 장중 오전 한 때 1276원까지 치솟으며 지난달 28일 기록한 연고점(1274.7원)을 경신했다. 그만큼 원화 가치는 떨어졌다는 뜻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위축된 투심의 향방을 가늠할 단기 주요 변수로 우리시간으로 11일 발표되는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거론된다. 전년 동기 대비 8.5% 급등한 3월 CPI를 놓고 '물가 정점'이라는 분석도 많았던 만큼, 4월 지수로 향후 미국의 긴축 보폭도 예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용택 수석연구위원은 "4월 CPI에 대한 시장 전망은 전달 보다 소폭 하락한 8.1% 정도"라며 "실제로 이런 전망이 맞아떨어진다고 해도 8%대 물가상승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물가 정점이 꺾였다'는 시각과 '통화정책 완화 조짐은 없다'는 시각이 맞물리면서 시장이 계속 약한 상태에서 흔들리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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