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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45살 발레리나' 김주원 "모든 무대가 마지막"

공연/전시

    [EN:터뷰]'45살 발레리나' 김주원 "모든 무대가 마지막"

    핵심요약

    6월 9~12일 데뷔 25주년 기념 공연 '레베랑스' 개최
    15년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활동 후 전방위 예술가 활약
    17일 간담회서 "무대 설 때 가장 행복…관객과 오래 소통하고파"

    발레리나 김주원. EMK엔터테인먼트 제공 발레리나 김주원. EMK엔터테인먼트 제공 "45살에 춤추는 발레리나는 저밖에 없는 것 같아요. 어느 순간부터 '이 무대가 마지막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해요. 그래서 '25'라는 숫자가 더 소중하게 다가와요."

    발레리나 김주원(45)이 데뷔 25주년 기념 공연 '레베랑스'(6월 9~12일·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를 연다. '해적' '지젤' '빈사의 백조' 등 클래식 발레부터 '탱고 발레-3 Minutes : Su Tiempo' '사군자-생의 계절' 등 김주원이 직접 연출한 작품, 창작진이 함께 한 신작까지 그의 작품 세계를 집대성했다.

    김주원은 17일 서울 도곡동에서 연 데뷔 25주년 간담회에서 "35년간 춤췄고 프로 데뷔는 25년째가 됐다. 이제는 무대를 내려가야 하는 시기를 생각하며 춤추게 된다"며 "그래서 더 최선을 다하고, 더 몸을 단련하게 된다"고 소회를 전했다.

    '레베랑스'는 발레의 인사 동작을 뜻한다. 김주원은 "발레 공연은 중간중간 관객에게 인사하는 장면이 많다. 시간이 흐르면서 '감사한 순간이었구나' 느낀다. 레베랑스는 항상 관객의 박수와 함께 한다. 그 박수가 저를 깊이 있고 좋은 예술가가 되게끔 만들어줬다. 저와 인연이 닿았던 모든 분께 레베랑스를 보내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공연 프로그램은 관객 신청을 받아 구성했다. '해적'과 '지젤'을 보고 싶어하는 관객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두 작품을 프로그램에 넣기까지 용기가 필요했다. "2017년 디스크를 심하게 앓은 후 클래식 발레는 저에게 많이 어려워졌어요. 그래도 관객이 원하니까 애를 써서 두 작품을 준비하고 있어요. 주어진 현실에서 최선을 다해 춤을 만들어가다 보면 새로운 모습도 나올 수 있겠죠."

    발레리나 김주원. EMK엔터테인먼트 제공 발레리나 김주원. EMK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주원은 1998년부터 15년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자리를 지켰다. 2006년에는 무용계 최고 권위의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수상했다. 2012년 국립발레단 퇴단 후에는 전방위 예술가로 활약하고 있다. 발레 '마그리트와 아르망'(2013) '디어 루나'(2021) 등에서 예술감독을 맡았고 뮤지컬 '팬텀', 연극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라빠르트망' 등에 출연하기도 했다.

    김주원은 "국립발레단에 있을 때 모범단원이었다. 스스로 '난 단체생활에 최적화된 사람이구나' 싶었다. 그런데 퇴단 후 프리랜서 춤꾼으로 신나게 일하면서 '난 춤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지난 10년간 큰 부상도 당하고 실패와 고민도 많았지만 후회는 없다"고 했다.

    특히 2017년 디스크 부상은 그에게 많은 깨달음을 가져다 줬다. "한 달간 병원에 누워 생활했어요. 춤은 물론 일상생활도 힘들 거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기적적으로 회복했죠. 그 과정에서 주변을 찬찬히 둘러봤고 인간으로서, 예술가로서 성숙해진 것 같아요. 제가 만드는 작품에도 인연, 삶과 죽음 같은 이야기를 많이 녹여내게 됐죠."

    김주원은 예나 지금이나 연습벌레다. 1998년 국립발레단 데뷔 무대였던 '해적' 공연. 그는 연습을 너무 많이 한 나머지 발등에 금이 가서 마취 주사를 맞고 무대에 올랐다. "그때 컨디션 관리의 중요성을 깨우쳤죠."

    지금은 춤을 오래 추기 위해 열심히 운동한다. "이제는 발레가 젊음의 예술이라는 말의 의미를 알아요. 20·30대 때와 비교하면 체력도 달리고 컨디션이 좋은 날이 별로 없죠. 30대 후반부터는 매일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서 3시간 30분 운동하고, 1주일에 3~4번은 1~2시간씩 걸어요."

    김주원은 "무대 인생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지만 (무대를) 내려가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관객과 소통하고 싶다. 춤 출 기회를 주는 주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아직 무대에서 관객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욕심쟁이인 것 같다. 발레, 네 매력의 끝은 뭐니?"라고 웃었다.

    "저는 무대에 설 때 가장 행복해요. 오래오래 관객과 호흡하고 싶어요. 그리고 45살이라는 나이는 꼭 밝혀주세요." 간담회 말미 '45살 발레리나' 김주원은 '행복한 눈물'을 흘렸다.발레리나 김주원. EMK엔터테인먼트 제공 발레리나 김주원. EMK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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