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들께 드리는 말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4일 "윤석열 정부가 원 없이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며 "오만에 빠진 더불어민주당이 입에 담았던 '20년 집권론' 대신 '4년 무한책임론'을 언급하고 싶다"고 밝혔다.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1주일여 앞두고 이날 오전 민주당 박지현 비상대책위원장이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신다면 책임지고 민주당을 바꿔나가겠다"며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연 데 대응하듯 경계를 높이고 자세를 낮춘 것이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우리 당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숫자는 숫자일 뿐, 투표율이 낮다면 지난 4년간 지방행정을 독점했던 민주당의 조직력이 힘을 발휘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저희를 신뢰해 지방정부를 맡겨주신다면 다른 생각 하지 않고 윤석열 정부의 지역 공약들을 성실하게 실천하려 노력할 것"이라며 "저희의 성과가 좋지 않다면 다음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것이고, 그 뒤 치러질 다음 대선에서도 심판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시대교체'를 추진하면서 그 중심에 '신격화한 인물' 대신 '철학'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민주당의 혁신 언급을 겨냥하면서다.
이 대표는 "상대 정당이 최근 때늦은 인적 청산과 세대교체를 언급하면서 혼란에 빠져있는 것 같은데, 우리 당은 지난 대통령선거를 거치면서 한 박자 빠르게 새 정당으로 탈바꿈했다. 이제 어떤 신격화한 대통령을 모시거나 추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우리 당 출신 전직 대통령 두 분을 엄정하게 수사했던 검사를 대통령으로 모신, 공정과 상식을 모토로 하는 정당"이라며 "전통적 보수층의 신격화한 인물들과 아젠다들을 탈피해 공정과 상식이라는 철학적 가치를 당의 중심으로 놓으면서 우리 당은 더 커지고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들께 드리는 말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같은 '신격화' 언급이 전날 추도식을 치른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이 있냐는 질문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비극적인 서사를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그 부분이 선거 아젠다로 사용되는 것은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인천계양을 지역구에 출마한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해서는 "본인이 거물이란 양 체급론을 얘기하지만, 거물은 명분에 맞게 행동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라며 "윤형선 후보가 이기면 윤 후보가 거물이 된다. 계양 주민 여러분들은 분당에서 날아온 '거물호소인'을 날려버리시고 지역 주민들을 진료하며 함께해온 낭만닥터 윤사부를 거물로 만들어달라"고도 말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을 비롯해 '서진정책'으로 일컬어지는 친호남 행보도 강조했다. 그는 "이미 많은 후보자가 호남에서 밤잠을 아껴 선거운동에 매진하고 있다"며 "호남 지역민들께서도 그들의 어깨를 한 번만 다독여 주시고, 호남에서 저희가 정치적인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조금만 공간을 열어주신다면 분골쇄신 노력해 지역에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미 도입한 '공직 후보자 기초자격시험'에 이어 지방선거 이후 대대적인 온라인 민원처리 시스템 구축도 약속했다. 이 대표는 "지역 주민들이 생활 민원부터 의정 활동에 대한 질의까지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게 하고, 단계별로 투명하게 경과를 보고하겠다"며 "민원 처리 관련 실적은 공직 후보자 기초자격시험과 함께 다음 지선 공천 과정에서도 고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