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질의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25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의 박근혜 정부 청와대 시절 세월호 사고 대응을 쟁점으로 삼고 거칠게 몰아붙였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를 엄호하면서, 국정원이 '또 하나의 통일부' 같았던 전 정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가 시작되자마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로부터 국가안보실 1차장 당시 세월호 사고 대응과 진상 규명 과정에서의 보고시각 조작 문제 등에 대해 강한 질타를 받았다. 세월호 참사 당시 안보실과 그 산하의 위기관리센터 대응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김 후보자가 "국가 정보를 총괄하는 국정원장으루서 그 자리에 앉아 계시는 게 적절치 않다(조정식 의원)"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안보실이 초기 대응 상황을 조작해 거직 보고했다는 지적에 대해 "당시 상황실 근무자들이 작성한 일지 자료 등에 의해 관련자들이 모두 최초 보고시각을 오전 10시로 알고 있었다"며 무능력하고 허술했다는 지적에도 "당시 대응은 우리가 가진 모든 정보를 종합한 결론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을 무단 수정하는 데 개입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관여한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질의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다만 김 후보자는 "후보자가 국정원장으로 지명되니까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도 지명철회를 해달라 호소했다"는 박홍근 의원의 지적에 "세월호로 인해 이루 말할 수 없는 비극을 겪으신 유가족들에게 정말 온 마음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는 엄호를 받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정원장으로서 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국민을 대표해 검증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조태용 의원)"며 당시 보고시간 조작 혐의 등과 관련해 2심까지 무죄판결이 나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원은 '밤의 통일부' 역할을 그만하실 건지 생각해봤느냐(하태경 의원)', '국정원은 또 하나의 통일부 같다(신원식 의원)' 등 국정원이 전 정부와 차별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지적에 "각각 자기 부서가 맡은 업무에 충실한 것이 국가 운영을 제대로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앞으로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은 없을 것이라 강조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에게 "만일 국정원장이 된다면 절대로 국내정치에 관한 것은 해서는 안 된다"는 엄명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스스로 비핵화 할 의지는 거의 없다고 본다"면서 '북한에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지난 정부의 판단은 허언이 됐다'는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 지적에 "동의한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