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즈 취하는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연합뉴스'배구 여제' 김연경(32)이 빠진 여자배구 대표팀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이 이끄는 여자 배구 대표팀은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보시에시티로 떠났다.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출전을 위해서다.
총 16개 팀이 참가하는 VNL은 8개 팀씩 2개 조로 나눠 진행된다. 5월 31일부터 6월 5일까지는 미국 슈리브포트에서 열리고, 14일부터 19일까지 브라질 브라질리아, 28일부터 7월 3일까지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펼쳐진다. 약 한 달간 팀당 15경기를 갖는 대장정이다.
이번 VNL은 팀의 중심을 잡던 베테랑들의 은퇴 후 처음 치르는 국제 대회다. 김연경, 양효진(현대건설), 김수지(IBK)는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이루고 태극 마크를 반납했다.
대신 2000년대 태어난 젊은 선수들이 대거 발탁되면서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 2021-2022시즌 V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이다현(현대건설), 최정민(IBK기업은행), 이주아, 박혜진 (이상 흥국생명), 이선우, 박혜민, 정호영(이상 KGC인삼공사) 등이 그 중심에 있다.
도쿄올림픽 당시 김연경(왼쪽)과 박정아의 하이 파이브. 연합뉴스
김연경의 주장 완장은 박정아(한국도로공사)가 이어받았다. 박정아는 "주장이 됐지만 선수들과 책임감을 나눠 가질 것"이라며 "선수들 모두 열심히 할 것이기 때문에 혼자서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진(IBK기업은행)은 레프트와 라이트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정지윤(현대건설)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팀 내 유일한 라이트 자원이 됐다. 김희진은 "주 공격수가 된 것에 대한 부담보다는 팀 플레이가 최대한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어린 선수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새로운 사령탑의 지도력도 관심사다. 지난 3년간 전임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을 코치로 보필한 세자르 감독은 누구보다 대표팀을 잘 아는 인물이다. 그는 "라바리니 감독과 함께 하면서 많이 배웠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면서 "좋은 선수들, 지도자들과 함께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라고 다짐했다.
대표팀은 오는 2일(한국시간) 첫 경기부터 숙적 일본을 상대한다. 종목을 불문하고 한일전은 항상 초미의 관심사다. 오는 5일 3번째 경기에서는 전임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폴란드를 만난다. 세자르 감독과 사제 대결로 관심을 모은다.
여자 대표팀은 든든한 베테랑들이 은퇴했지만 세대 교체를 통해 연령이 확 낮아졌다. 대표팀이 이번 VNL에서 젊은 패기로 베테랑들의 빈자리를 메울 가능성을 확인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