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장릉. 연합뉴스문화재청의 허가 없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인근에 건설된 인천의 아파트에 대해 관할 구청이 입주를 승인했다.
인천시 서구는 인천 검단신도시에 735세대 규모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 대광이엔씨(시공 대광건영)에 사용검사 확인증을 내줬다고 30일 밝혔다.
해당 아파트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김포 장릉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이곳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해당된다. 이 구역에 건축물을 지으려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청의 사전 심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인천 서구는 2019년 당시 이곳을 포함한 건설사 3곳에 문화재청 허가 없이 아파트 준공 사업 승인을 내줬다. 44개 동, 3400세대 규모였다. 때문에 사업의 적법성과 문화유산 훼손 우려 등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날 서구가 건설사에 사용검사 확인증을 내주며 법적으로 아파트 입주가 가능해졌다. 해당 건설사는 31일부터 올해 9월 14일까지 아파트 입주를 진행할 수 있다.
인천 서구청 관계자는 "사용검사 확인증은 공동주택에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지, 도시가스나 소방시설은 잘 지어졌는지 등을 확인한 후 발부한다"며 "확인증을 받은 다음날부터는 입주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포 장릉 인근에 아파트를 지은 또다른 건설사 2곳(제이에스글로벌·대방건설)은 아직까지 사용검사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구청은 신청이 접수되면 주택법에 따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한 채 건설된 아파트의 입주가 진행되면 소유권 등 법률관계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며 서구에 사용검사 처리를 유보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아파트 입주를 유보하기 위해 국무총리실 소속 행정협의조정위원회에 행정조정 신청도 제기한 상태다. 또 지난해 9월 건설사 3곳을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김포 장릉은 조선 선조의 5번째 아들이자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1580~1619)과 부인 인헌왕후(1578~1626)의 무덤으로 사적 202호다. 이 능은 인조 대왕릉인 파주 장릉에서 봤을 때 계양산까지 일직선상에 놓여 있어 그 경관의 가치를 인정 받아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