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대만 총통. 연합뉴스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홍콩에서 6·4 톈안먼 민주화 시위에 관한 기억이 조직적으로 지워지고 있다면서 공개 비판했다.
차이 총통은 4일 희생자들을 추도하는 촛불 사진과 함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여러 해에 걸쳐 촛불집회로 6·4 (톈안먼 사건)을 기억해오던 홍콩에서 올해는 처음으로 기념 집회 신청이 전혀 없었고, 홍콩의 여러 대학에서는 6·4 정신을 상징하는 조각상이 영문도 모른 채 철거되고 있다"며 "홍콩에서 6·4에 관한 집단 기억이 조직적으로 지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그러나 나는 이러한 난폭한 수단이 사람들의 기억을 지울 수 없다고 믿는다"면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세계의 권위주의가 확대될 때 우리는 더욱 민주적 가치를 지키고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달리 민주주의 정치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대만은 매해 톈안먼 민주화 시위 기념일마다 중국 당국을 공개 비판하면서 '중화 세계의 마지막 민주 보루'인 대만의 가치를 부각하려 한다.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한 장제스가 이끄는 국민당이 대만으로 패퇴한 이후 중국은 대만을 실질적으로 지배하지 못하고 있지만 대만을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수복해야 할 자국의 한 개 성(省)으로 여긴다.
대만 외교부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중국 인민에게'라는 제목의 공개 편지를 올려 톈안먼 민주화 시위에 관한 관심을 가지라고 촉구했다.
대만 외교부는 중국 본토에서 쓰는 간체자로 된 편지에서 "33년 전 오늘 자유와 민주를 추구하는 목소리가 톈안먼 광장에 모였지만 순식간에 고요해졌고 세대의 기억은 단절됐다"며 "만일 우리의 페이스북 계정을 봤다면 '6·4 톈안먼'을 검색해 당신의 국가가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를 찾아보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