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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운임' 화물연대 총파업…시험대 오른 尹정부 노동대책

경제 일반

    '안전운임' 화물연대 총파업…시험대 오른 尹정부 노동대책

    집권 후 첫 대규모 파업 맞아 시험대 오른 尹정부 노동정책
    올해 연말로 종료되는 화물차 운전기사의 최저임금 '안전운임제'가 쟁점
    화물연대 "안전운임제 계속 시행하고 전차종·품목으로 확대해야"
    정부 "불법 행위 엄정대처…현장 검거 원칙" 강경 대응 입장
    파업 장기화 우려되는데…임기 초부터 노정관계 급냉될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무기한 전면 총파업을 하루 앞둔 6일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 화물차들이 세워져 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와 기름값 급등에 대한 운송료 인상,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오는 7일 0시부터 무기한 전면 총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박종민 기자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무기한 전면 총파업을 하루 앞둔 6일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 화물차들이 세워져 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와 기름값 급등에 대한 운송료 인상,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오는 7일 0시부터 무기한 전면 총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박종민 기자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확대를 요구하는 화물차 운전기사들이 총파업에 돌입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첫 대규모 파업이 시작되면서 향후 노정관계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올해 끝나는 화물차 운전기사의 최저임금 '안전운임', 계속 시행하라"


     박종민 기자 박종민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는 7일 0시를 기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부산·인천·군산·광양 등 항만과 전국의 주요 화물물류 거점 16곳에서 출정식을 열고 운송 거부와 대체수송 저지 투쟁을 벌인다.

    화물연대의 핵심 요구사항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 △안전운임 전차종·전품목 확대 △운송료 인상 △지입제 폐지 △노동기본권 확대 등 5개다. 이 가운데 핵심 요구사항인 '안전운임제'에 초점이 맞춰진 파업이라고도 볼 수 있다.

    '안전운임제'는 임금노동자 신분을 인정받지 못하고 특수고용노동자(특수형태근로종사자, 특고)로 분류되는 화물차 운전기사들의 '최저임금'과 같은 제도다.

    화물차 운전기사들은 화물을 옮기는 건수·중량에 맞춰 운임을 받기 때문에 과속·과로·졸음 운전을 벌여서라도 더 많은 일감을 받아야 하는 구조에 놓여 있다. 더구나 화주·운송사업자들이 화물을 빠르게 운송하라며 무리한 요구를 주문해도 쉽게 거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2018년 도입됐던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운전기사들의 최소한의 운임을 보장할 수 있는 적정 운임을 결정하는 제도다. 국토교통부가 정한 안전운임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면 과태료가 부과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도입 당시 화주와 운송사업자들의 반발에 밀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의 유효기간만 갖도록 제한한 바람에 안전운임제는 올해 연말 만료를 앞두고 있다. 화물연대는 이 일몰제를 폐지해 안전운임제를 정착시켜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또 현재는 안전운임제가 수출입 컨테이너, 시멘트 등 2개 품목에만 적용되고 있는데, 이를 모든 화물차에 확대 적용하라는 요구도 함께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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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쟁점은 최근 기름값이 급등하면서 화물차 운전기사들의 유류비 부담이 커졌다는 점이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 달 첫째주(5월 29일~6월 2일) 경유 평균 가격은 전주보다 8.1원 오른 L당 2008.4원에 달했다. 국내 경유 가격은 지난달 11일 휘발유 가격을 넘어섰고 지난달 24일 사상 처음으로 2천 원을 돌파한 상태다.

    안전운임제에서는 연료비와 운임이 연동하기 때문에 유가가 올라도 운전기사의 수입에 큰 타격이 없다. 하지만 안전운임제 밖에 놓인 화물차 운전기사들은 유가에 관계없이 운임이 제자리에 머무르기 때문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의 운임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라도 안전운임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화물연대의 논리다.


    '불법행위 엄정 대처' 강조하는 정부…임기 초부터 노정관계 파탄?


    하지만 정부와 화물연대 간의 논의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정부는 '불법행위 엄정 대처'를 강조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일 화물연대와 국토부가 1차 교섭을 가졌지만, 국토부는 '안전운임제 시행 결과를 국회에 보고하도록 준비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연말까지 안전운임제 일몰 시한이 넉넉히 남았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 풀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화물연대는 매년 7월 열리는 안전운임위원회에서 다음 해 운임을 결정하고, 10월 31일까지 국토부 장관이 고시하던 절차를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 안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반박한다.

    이런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5일 "운송을 방해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3일 경찰청은 "화물연대 조합원이 불법행위를 벌이면 현장 검거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며 "핵심 주동자와 극렬행위자는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발언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국토부 등 9개 관계기관도 6일 '비상수송대책 점검회의'를 열어 수송대책을 점검하면서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화물연대 총파업은 윤석열 정부가 집권한 이후 처음 맞는 전국 단위 대규모 파업이다. 더구나 유가 폭등으로 비조합원까지 화물연대 파업에 동조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그동안 화물연대가 벌였던 파업보다 규모·강도가 더 커질 가능성도 높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부터 친기업적 태도를 강조했던 가운데, 첫 관문인 화물연대 파업부터 정부가 엄정 대처를 강조하면서 '강대강'으로 부딪힌다면 향후 노정 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될 수 있다.

    한편 정부는 경찰·해수부·산업부·국방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비상수송대책 본부를 구성한 상태다.

    우선 화물연대가 대체 운송 차량의 운행을 저지할 가능성이 높은 항만․ICD․고속도로 요금소, 휴게소 등 중요 물류거점에는 경찰력 사전 배치 및 112 순찰활동 강화를 통해 불법행위를 방지할 계획이다.

    또 군, 지자체, 물류단체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군위탁 컨테이너 차량 등 관용차량을 투입하고, 자가용 화물자동차의 유상운송도 허용할 방침이다.

    더 나아가 필요한 경우에는 철도공사의 컨테이너·시멘트 운송 열차를 탄력적으로 증차운행하고, 화물연대에 가입하지 않은 운휴차량을 활용한 대체수송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운송참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집단운송거부기간 중 10톤 이상 사업용 견인형 특수자동차 및 자가용 유상운송 허가 차량에 대해 고속도로 통행료도 면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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