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올해 들어 부동산 열기가 한풀 꺾였지만 서울 강남과 용산 등에 자리잡는 초고가 아파트는 자산가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서울의 전통 부촌인 성북동 일대 고급주택 등이 초고가 주택시장을 주도했지만 강남과 용산 등 이른바 '최상급 입지'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이들 지역에 위치한 고급 아파트까지 초고가 주택시장이 확장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면적 240.305㎡는 110억원(3층)에 거래됐다. 해당 면적은 지난해 5월 77억5천만원에 매매됐는데 1년 만에 가격이 32억5천만원 오른 것이다.
앞서 한남더힐 인근에 위치한 '나인원한남' 펜트하우스 전용 244㎡도 지난 3월 164억원에 거래됐다. 아이돌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이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에 위치한 '파르크한남' 전용 268.95㎡ 역시 지난해 12월 120억원에 손바뀜됐다.
또 다른 인기지역인 강남권에도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PH129'(더펜트하우스청담) 전용면적 273.96㎡는 지난 4월 145억원(16층)에 거래됐다. 강남구 역삼동 '더갤러리832' 펜트하우스는 100억원대 분양가격에도 완판됐고, 송파구 신천동 '시그니엘 레지던스'도 지난 3월 전용 247㎡가 100억원에 매매됐다.
박종민 기자초고가 아파트 경매에도 자산가들이 몰리고 있다. 부동산 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서울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245㎡가 감정가 48억7600만원의 141%인 69억원에 낙찰됐다. 대출이 되지 않고 감정가의 10% 수준인 입찰보증금이 4억8천만원에 달했지만 15명이 몰렸다. 앞서 지난 2월 '나인원한남' 전용 207㎡도 감정가 69억7천만원의 102%인 71억1009만원에 매각됐다.
초고가 아파트 매매가 이어지면서 매매액 규모도 크게 늘고 있다. 부동산전문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50억원 이상의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금액은 총 9788억2853만원으로 2020년(2957억2400만원) 대비 3.3배로 늘었다. 거래 건수도 3배 이상(51건→158건)으로 증가했다.
50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늘고 있는 것은 새 정부 출범에도 불구하고 이어지고 있는 1주택자 중심의 주택 관련 세제 등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일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초고가 아파트가 갖는 희소성과 이에 따른 미래 가치를 감안한 자산가들의 수요가 이어지는 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중저가 주택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은 점 등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과거 구기동이나 평창동에 있는 초고가 단독주택들이 규제와 금리 등과 큰 관계없이 움직였다면 그 범주(초고가주택)에 한남더힐과 나인원한남 등 초고가 아파트 단지들과 반포자이 등 강남의 고가 아파트 단지 초대형 주택들까지 포함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덩치가 커서 거래 자체가 많지 않고 대출 등과 관련된 거래로 보기 어려워 규제나 일반적인 시장 상황과는 전혀 상관없이 움직이는 별도의 특수한 시장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