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더불어민주당이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후유증을 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제공부산 더불어민주당이 6.1지방선거에 패배에 따른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재호 부산시당위원장 등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책임론까지 터져 나오고 있어 내홍이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6.1지방선거에서 낙선한 더불어민주당 노기섭 부산시의원은 14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박재호 부산시당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노 의원은 박 위원장이 선거 이후 SNS 등에 올린 글들을 거론하며 "글 어디에도 '시당위원장직 사퇴'에 대한 고민은 없어 보인다"며 "'책임을 통감하여 더 이상 당직을 맡지 않으려 하였지만, 시당위원장직은 사퇴할 이유가 없다'라는 말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이 선거 이후 중앙당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시당위원장직을 맡고 비대위원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비대위원을 맡더라도 부산시당위원장직은 선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하는 것이 부산시민과 당원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노 의원을 글 말미에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사퇴해 주십시오"라고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민주당 최지은 부산 북강서을 지역위원장도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박재호 위원장의 책임론을 부각했다.
최 위원장은 선거 직후 강서구에 사무실을 구하는 등 북강서을에서 사실상의 총선 준비에 나선 변성완 부산시장 후보에 대해 맹렬히 비판하면서 박 위원장에게도 책임을 물었다.
최 위원장은 "선거 결과는 후보 책임이지만 후보 선정에는 시당위원장의 책임도 있다"며 "박 위원장은 부산(지역) 세 분의 국회의원을 포함해 당의 모든 자산 중 최고의 후보를 내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류영진 부산진을 지역위원장과 최택용 기장지역위원장, 이재강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 지역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댓글 등을 통해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변성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와 박재호 시당위원장 등이 지방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박중석 기자이 같은 공개적인 비판 외에도 민주당 낙선자들 사이에서는 박 위원장을 비롯한 최인호, 전재수 등 3명의 현직 지역구 국회의원들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지방의원 낙선자는 "선거 기간 국회의원들이 지역구 내에서 차기 총선을 위한 자기 선거를 하는 듯 했다"며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선거에서 지고 나니 그에 대한 아쉬움과 반발심이 더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낙선자는 "지난 총선과 지난해 시장보궐선거, 올해 대선까지 시당에서는 선거 기여도를 공천에 반영하겠다고 했었다"며 "앞서 등 떠밀듯이 선거전을 치르게 해놓고 정작 이번 선거에서 시당이 후보자들을 위해 무엇을 해줬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통해 부산 민주당 주류로 부상했던 이른바 이호철계 인사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부산 민주당의 주류를 자부하던 사람들이 이번 선거에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 민주당의 이 같은 혼란스러운 상황은 7~8월 중 중앙당 차원의 조직강화특위를 통해 이뤄질 지역위원회 재정비 과정에서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직 원외 지역위원장과 낙선한 기초단체장들 간의 차기 총선을 염두에 둔 세 대결에서부터 이호철계가 빠진 지역 민주당의 구심점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박재호 부산시당위원장은 "이번 선거는 부산지역만의 문제가 아니었다"며 "민주당 차원의 쇄신을 통해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조만간 원외 지역위원장, 낙선자들과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