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 노선도. 대전시 제공대전시 민선 7기의 대표 사업 중 하나인 온통대전과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잇따라 사업비 논란을 겪으면서 막바지 행정력에 부실을 드러내고 있다. 대전시장직 인수위 측은 "충격을 금치 못하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대전시 조철휘 트램광역본부장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기본계획 변경 추진' 브리핑을 열고 "트램기본설계 결과 총사업비가 2020년 기본계획 수립 당시 국토교통부에서 승인된 7492억 원에서 1조 4837억 원으로 7345억 원이 늘었다"고 밝혔다.
건설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배 가까이 크게 는 것으로, 기획재정부의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거쳐야 돼 준공도 1년 이상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인 사업비 증가액을 보면 물가 및 지가 인상이 1363억 원, 급전시설 변경 672억 원, 차량편성 수 증가 1013억 원, 안전을 고려한 구조물 보강 및 지장물 이설 1688억 원, 테미고개 지하화 530억 원이다.
대전시장직 인수위는 잇따른 사업비 논란에 대해 "충격을 금치 못하겠다"며 거센 어조로 비판했다. 이번 브리핑을 열기 불과 며칠 전인 인수위 업무보고 과정에서 보고한 트램 건설비는 2020년 기본계획 수립 당시 국토교통부에서 승인된 7643억원이었다는 것이다.
공사 기간도 2023년에서 2027년까지 보고했지만, 브리핑에서는 2024년에서 2028년으로 말을 바꿨다는 게 인수위 측 설명이다.
이현 인수위원장은 "건설비가 2020년 10월 기본계획 당시 7491억 원에서 현재 144억 원 정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했는데, 3일 뒤 뜬금없이 1조 4837억 원으로 늘어났고, 공사 기간도 1년이나 연장된다고 한다"며 "이는 대전시장 당선인을 대신해 업무보고를 받은 인수위에 대해 명백한 허위 보고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트램도시광역본부 측이 당시 브리핑에서 '예타를 면제받기 위해서 굉장히 어려움이 있었고, 그 과정 중에서 저희 스스로 조금 사업비를 줄인 측면도 분명히 있었다'고 밝힌 데에 대해서는 "대전시민과 인수위도 모자라 중앙정부까지 속인 있을 수 없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대전시 지역화폐 온통대전. 대전시 제공
사업비 문제에 부딪힌 것은 도시철도 2호선 트램뿐만이 아니다. 대전시 지역화폐 '온통대전' 역시 캐시백 예산이 조기에 소진돼 하반기 정상 운영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대전시는 당초 올해 9월 추경 전까지 캐시백 예산으로 1400억원을 편성하고 나머지 기간 캐시백은 추경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지역화폐 사용이 늘면서 다음 달 말이면 예산이 모두 소진될 전망이다.
이처럼 대전시의 역점 사업인 트램과 온통대전이 잇따라 사업비 논란을 겪으면서 민선 7기의 행정력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해당 사업의 예산 논란이 불과 얼마 전 벌어진 일이 아니라 길게는 수개월 전부터 논란이 돼왔지만, 이를 밝힌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점에서 행정의 투명성에도 큰 상처를 입게 됐다.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 역시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온통대전을 하면서 최소한 추경 정도까지는 예산이 충분히 반영이 돼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보고받아보니 7월 초중순이면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해서 이해가 안 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어 "그래서 그럼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더니 추경해야 하고, 그전에 예비비를 쓸 수도 있다고 하는데 예비비 쓰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있어서 왜 그렇게 (설계를) 해놨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고 덧붙였다.
이현 위원장도 "온통대전 사태에 이어 트램 사업비 대폭 증액까지 민선7기 대전시정의 행정 투명성에 대해 의문이 드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안타깝다"며 "당초 계획한 인수위 활동기간을 연장해서라도 주요 시정 현안들을 다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