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강호(왼쪽부터),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한재림 감독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비상선언'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송강호, 전도연, 이병헌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뜨거운 관심을 받는 영화 '비상선언'이 본격적인 이륙 준비를 마쳤다.
'비상선언'(감독 한재림)은 사상 초유의 항공 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리얼리티 항공 재난 영화로, 제74회 칸영화제 비경쟁 부문 공식 초청작이자 '관상' '더 킹' 한재림 감독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대한민국 최초로 칸영화제 주연상 수상자인 송강호, 전도연과 아카데미 시상식과 칸영화제에 모두 시상자로 나서며 전 세계 관객들의 이목을 끈 이병헌은 물론,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일찌감치 관심이 쏠렸다.
배우 전도연, 송강호, 이병헌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비상선언'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2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비상선언' 제작보고회에는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한재림 감독이 참석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거듭 연기됐던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배우들은 개봉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칸 초청을 받았던 '비상선언'은 당초 올해 1월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개봉을 미룬 바 있다.
송강호는 "영화를 시작한 게 2년이 훌쩍 넘으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개봉도 한두 번 연기했는데, 드디어 여러분께 소개하는 시점이 와서 기쁘다"고, 이병헌은 "영화를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진짜 개봉하나 생각했는데, 이렇게 배우들이 다 같이 모이고 오랜만에 얼굴을 보니 반갑고 실감 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영화 '비상선언' 스틸컷. 쇼박스 제공'비상선언'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재난 앞에 선 사람들 각각의 감정과 드라마를 담고 있다. 한재림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어디로도 탈출할 수 없는 특수한 환경 속 발생한 혼돈의 상황에서, 불가피한 재난을 마주한 인간의 면면을 조망할 예정이다.
한 감독은 "이 작품은 10년 전 의뢰가 왔던 작품인데, 10년이 지나는 동안 한국 사회에 불행히도 크고 작은 재난이 있었다. 재난들을 가슴 아프게 지켜보면서 작품으로 할 말이 생긴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하게 됐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이미 '비상선언'은 제74회 칸영화제를 통해 전 세계에 첫선을 보이며 언론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당시 영화를 향해 쏟아졌던 호평에 관해 송강호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재난이라는 현실감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애, 극한 상황에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타인에 대한 생각과 감정들, 이런 것들을 굉장히 정교하면서도 담담하게 표현한 게 인상적이었다는 말을 굉장히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송강호 역시 이런 점 때문에 '비상선언'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재난영화라는 장르를 떠나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한 가족, 이웃, 우리 사회 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굉장히 세련되면서도 고급스럽게 그리고 어른스럽게 표현한다는 게 참 반가웠다"고 밝혔다.
영화 '비상선언' 스틸컷. 쇼박스 제공영화에서 송강호는 재난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베테랑 형사팀장 인호 역을, 이병헌은 딸아이의 치료를 위해 비행기에 오른 탑승객 재혁 역을, 임시완은 그와 한 비행기에 탑승한 진석 역을 맡았다.
또한 전도연은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나서는 국토부 장관 숙희 역으로, 박해준은 그와 함께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지키는 태수 역으로 각각 변신한다. 여기에 승객들을 지키고자 하는 의무감의 부기장 현수 역의 김남길과 사무장 희진 역의 김소진까지 믿고 보는 열연의 주인공들이 함께한다.
이처럼 지상의 송강호, 전도연, 박해준과 상공의 이병헌,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의 거리를 뛰어넘는 연기 호흡에 대한 영화 팬들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한재림 감독과 처음 작업하는 이병헌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단숨에 읽힐 정도로 굉장히 긴장감 있고 재밌는 시나리오였다"며 "또한 재난영화라고 해서 단순히 비주얼적인 거나 스펙터클함만이 있는 게 아니고 인간이 보이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스토리가 굉장히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전도연은 "시나리오도 좋았지만 감독님이 '비상선언'을 만들려는 의도가 좋았다"며 "크고 작은 재난을 겪으면서 상처받은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작품이면 좋겠다는 말에 동의해서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소진은 "재난을 맞이한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과 모습이 담겨 있다. 우리의 이야기라 생각한다"며 "많은 분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영화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배우들은 영화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전도연은 "당연히 천만 넘는 영화 아닌가. 당연히 그렇게 알고 결정했고, 그러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송강호에게도 어느 정도 스코어를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자 이병헌은 "강호 형이 이거 2천 만은 되지 않겠냐 말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해준은 "선배님들, 감독님과 작업한 것만으로도 너무 너무 영광인데 대선배님들이 천만, 2천만을 말씀하시니 너무 기대되고 떨리고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나도 뭘 준비해야 싶다"고 너스레를 떨며 "정말 잘 만든 영화라 기대해주셔도 될 거 같다"고 강조했다.
배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비상선언'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한재림 감독은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이라는 세계적으로 상징성 있는 배우들, 그리고 김남길, 임시완, 박해수, 김소진 등 큰 작품에서 주연하는 배우들까지 감독이나 영화계 제작자라면 전부 다 캐스팅하고 싶을 것"이라며 "이런 분들이 '비상선언'에 같이 참여하고 찍게 된 것이 나도 안 믿겼고 찍으면서도 혼란이 왔다. 몇 개의 영화를 찍는 거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막상 찍은 걸 보니 정말 장면들이 잘 어우러지고, 배우분들이 잘 살아있어서 관록과 뛰어난 연기력에 감탄했다. 또 비행기에 탄 승객분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영화를 보면 아마 그분들의 연기가 많이 기억에 남을 것"이라며 "연기 보는 맛에 영화를 정말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임시완 역시 "꼭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 승객 한 분 한 분 정말 연기 잘하는 배우들로 꾸려져 있다. 그분들의 연기 에너지가 굉장하다"며 기대 포인트를 전했다.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열연이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항공 재난 영화 '비상선언'은 오는 8월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