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 황진환 기자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에 최근 제기된 표절 의혹과 관련해 사과했다. 다만 그가 수장으로 있는 안테나 측은 사카모토 류이치 곡 외에도 다른 곡의 표절 의혹이 이어지는 데에 "영향과 표절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유희열은 22일 소속사 안테나의 공식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오랜 시간 저에게 애정과 믿음을 갖고 지지해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류이치 사카모토 선생님의 철학과 배려가 담긴 편지를 받은 후 위대한 예술가로서, 그리고 따뜻한 사회의 어른으로서 더욱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반면 저 자신이 얼마나 모자란 사람인지 처절하게 깨달았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불거진 논란을 보면서 여전히 부족하고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을 알아갑니다. 창작 과정에서 더 깊이 있게 고민하고 면밀히 살피겠습니다. 치열하게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많은 동료 음악인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와 함께 하고 있는 젊은 아티스트들을 위해서도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보다 책임감 있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유희열은 표절 의혹이 제기된 '아주 사적인 밤'이 포함된 [생활음악] 앨범의 LP와 음원 발매를 취소하겠다고도 알렸다. LP 예약 구매자들에게는 별도 안내가 전달될 예정이다. 그는 "애정을 갖고 기다려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한 말씀을 전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Aqua)와 '유희열의 생활음악' 프로젝트의 두 번째 트랙인 '아주 사적인 밤'이 유사하다는 제보가 온라인에서 널리 퍼져 표절 의혹이 처음 제기됐다.
유희열은 지난 14일 "긴 시간 가장 영향 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중에 제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고, 발표 당시 저의 순수 창작물로 생각했지만 두 곡의 유사성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유사성 의혹을 인정했다.
22일 안테나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유희열 사과문 하지만 사카모토 류이치는 "두 곡의 유사성은 있지만 제 작품 '아쿠아'를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 나의 작곡에 대한 그의 큰 존경심을 볼 수 있다. 모든 창작물은 기존의 예술에 영향을 받는다"라며 "나는 여전히 내가 만드는 모든 음악에서 독창성의 비율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또한 예술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해, 표절이 아니라는 입장을 냈다.
또한 안테나는 사카모토 류이치와 크루들이 안테나에 회신한 메일 전문을 공개해 "음악적인 분석의 과정에서 볼 때 멜로디와 코드 진행은 표절이라는 논점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라는 내용을 전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유희열이 만든 다른 곡들도 연이어 유사성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너의 바다의 머무네'(2014), '유희열의 생활음악' 중 '내가 켜지는 시간'(2021), 성시경의 '해피 버스데이 투 유'(Happy Birthday To You, 2002), '무한도전-자유로 가요제'에서 발표한 '플리즈 돈트 고 마이 걸'(Please Don't My Girl, 2013)등이 대표적이다.
유사성 의혹이 추가되는 것에 관해 입장을 묻자, 안테나 측은 같은 날 CBS노컷뉴스에 "의혹이 제기된 추가 곡들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면서도 "영향과 표절은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단순 비교로 논란이 되는 부분은 동의가 어렵다. 입장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저희 또한 이러한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앞으로 좀 더 면밀히 살펴보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유희열이 오랜 시간 진행해 온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표절 의혹 제기 후인 지난 21일 시청자 게시판을 폐쇄했다. 유희열 관련 민원 글이 빗발쳐 제작진이 폐쇄하기로 했다는 게 KBS 측 설명이다. 유희열은 이번 주 녹화를 21일 정상 진행했고 오는 24일 방송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