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 EMK뮤지컬컴퍼니 제공'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63)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다. 일생동안 창작진으로 참여한 뮤지컬만 41편. 이중 16편을 한국 무대에서 선보였다. 3년 만에 한국을 찾은 이유도 공연을 보기 위해서다. 현재 그가 작곡한 뮤지컬 4편(데스노트·지킬앤하이드·마타하리·웃는 남자)이 동시에 공연 중이다.
프랭크 와일드혼은 최근 서울 도곡동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요즘 제 작품을 보러 오는 관객이 매일 8천 명 정도 된다고 한다. 1999년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3편(지킬앤하이드· 스칼렛 핌퍼넬·시빌 워)을 동시에 올렸던 기록을 이번에 깼다"고 웃었다.
그동안 작곡한 뮤지컬 넘버(노래)만 1200곡에 달한다. 대표곡으로는 '지금 이 순간'(지킬앤하이드), '마지막 순간'(마타하리), '웃는 남자'(웃는 남자), '언제나 그대 곁에'(몬테크리스토), '알 수 없는 그곳으로'(더 라스트 키스) 등이 있다.
동시에 공연 중인 4개 작품 중 가장 최근 개막한 뮤지컬은 '웃는 남자'(세종문화회관 대극장)다. 세 번째 시즌을 맞은 '웃는 남자'는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기이한 미소 덕분에 유럽 전역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는 유랑극단 광대' 그윈플렌'의 여정을 담았다. 정의가 무너진 세태를 비판하며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를 묻는다.
프랭크 와일드혼은 "2막 후반부 3개 넘버 '모두의 세상'(I could change the world), '그 눈을 떠'(Open your eyes), '웃는 남자'(The man who laughs)가 공연의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다. 집중해서 들어달라"고 말했다.
뮤지컬 '웃는 남자'에서 '그윈플렌' 역을 맡고 있는 박효신, 박은태, 박강현.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그윈플렌' 역은 박효신과 박강현, 박은태가 캐스팅됐다. 박효신은 초연(2018) 이후 4년 만의 귀환이고, 박강현은 세 시즌(2018·2020·2022) 개근, 박은태는 첫 출연이다.
프랭크 와일드혼은 박효신에 대해 "월드클래스 아티스트다. 우리에겐 보물 같은 존재다. 목소리가 유연하고 영혼과 열정이 가득 차 있다. 예술에 대한 자부심과 철학도 깊다. 영어로 노래를 부른다면 세계적인 스타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박강현에 대해서는 "수 년간 지켜봤는데 이 역할을 하면서 육체적·정신적으로 강해졌다. 아직도 성장하고 있는 만큼 대스타 자리를 오래 유지할 것 같다"고 했고 박은태에 관해서는 "목소리가 좋고 자기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한다"고 칭찬했다.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최고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김준수와 옥주현을 향해서도 엄지를 세웠다. 김준수는 '데스노트', 옥주현은 '마타하리'에 출연하고 있다.
"옥주현이 '마타하리' 마지막 장면에서 '마지막 순간'을 불러요. 그렇게 힘차게 우아하게 영혼을 담아서 가사 하나하나 해석하면서 노래한다는 게 믿을 수 없어요. 이렇게 할 수 있는 뮤지컬 배우는 주디 갈랜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라이자 미넬리, 린다 에더 정도죠. 김준수는 다른 행성에서 온 사람 같아요. 매 공연마다 자신의 에너지를 100% 이상 쏟죠. 그는 아름다운 전사의 영혼을 가졌어요. 김준수가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베테랑 흑인 배우들과 어깨를 견주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저의 러브콜은 계속 될 겁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