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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EN:]日이 소장한 독서당계회도, 490년 만에 우리 품으로

문화재/정책

    [현장EN:]日이 소장한 독서당계회도, 490년 만에 우리 품으로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제공 일본인이 소장했던 '독서당계회도'(讀書堂契會圖)가 490년을 거슬러 우리 품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 3월 미국 경매를 통해 매입한 '독서당계회도'를 22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했다.

    '독서당계회도'(1531년경)는 중종(재위 1506-1544) 때 사가독서(賜暇讀書·젊고 유능한 문신을 선발해 휴가를 주고 학문에 전념하게 한 인재 양성책)한 관료들의 모임을 기념해 제작한 그림이다.

    이번에 환수된 '독서당계회도'는 지금까지 알려진 실경산수의 계회도 중 제작 시기가 가장 이른 작품이자 현전하는 16세기 독서당계회도 3점 하나다. 나머지 두 점도 환수됐다. '동호계회도'(1545년)는 국립광주박물관이, 보물로 지정된 '독서당계회도'(1570년경)는 서울대학교박물관이 각각 소장하고 있다.

    '독서당계회도'는 비단에 수묵으로 그린 후 채색했다. 그림 상단에는 '독서당계회도'(讀書堂契會圖)라는 제목이 전서체로 쓰여 있다. 중단 화면에는 가운데 우뚝 솟은 응봉(매봉산)을 중심으로 한강변의 두모포(성동구 옥수동) 일대가 묘사돼 있다. 중앙에는 강변 풍경과 누각이 자리잡고 있다. 강변에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안개에 가려 지붕만 보이는 독서당(讀書堂)을 확인할 수 있다.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제공 중종 12년(1517) 한강 연안 두모포에 신축된 독서당은 사가독서에 사용됐다. 임진왜란 중 소실될 때까지 학문 연구 등의 기능을 담당했다. 계회는 독서당이 바라보이는 한강에서 관복을 입은 참석자가 흥겨운 뱃놀이를 하는 모습으로 표현됐다.

    그림 하단에는 참석자 12인의 호와 이름, 본관, 생년, 사가독서한 시기, 과거 급제 연도, 계회 당시 품계와 관직 등이 기재돼 있다. 참석자는 1516년부터 1530년 사이 사가독서한 20~30대 젊은 관료들이다. 주세붕(1495~1554), 송인수(1499~1547), 송순(1493~1582) 등이 주목할 만하다.

    문화재청 측은 22일 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독서당계회도 귀환 기념 언론공개회에서 "그림 상단을 살펴보면 아름다운 청색 안료가 칠해져 있다. 표현 수준이 높고 특이한 부분도 있다. 여러 가지 면에서 대표작으로 삼을 만하다"고 설명했다.

    중종실록에 따르면 송인수와 허항은 각각 1531년과 1532년 초에 새로운 관직에 임명했다. 좌목(座⽬·앉을자리의 차례를 적은 목록)에는 이들이 1531년 지냈던 관직명이 기재돼 있어 이 작품이 1531년경 제작됐음을 추정할 수 있다.

    문화재청 측은 "현전하는 작품이 적은 조선 전기 기년작(紀年作·제작 연대를 알 수 있는 기록이 있는 작품)이자 조선 초기 실경 산수화의 면모를 대변하는 수작이라는 점에서 희소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환수된 '독서당계회도'는 소장자였던 일본인 간다 기이치로(전 교토 국립박물관 관장)가 사망한 이후 유족으로부터 입수한 다른 소장자가 지난 3월 미국 경매에 내놓았다. 문화재청 측은 "각 작품의 한국~일본 이동 경로는 불분명하지만 일본에 조선 전기 계회도가 다수 소장돼 있다"고 말했다.

    '독서당계회도'는 7월 7일부터 9월 25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여는 '나라 밖 문화재의 여정' 전시에서 국민에게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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