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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Why]또, 분노하면 투표하라고? 바이든 무기력에 지쳐간다

국제일반

    [월드Why]또, 분노하면 투표하라고? 바이든 무기력에 지쳐간다

    "믿고 뽑아줬는데 뭘했나" 바이든 정부의 소극적 태도에 민주당 내부 자성의 목소리
    모든 쟁점 중간선거화 하려는 바이든 전략에 민주당 내부서도 회의적 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올 가을 '로'(Roe : '로 대 웨이드' 재판을 제기한 여성)가 투표장에 서게 됩니다. 개인의 자유와 프라이버시, 평등, 이 모든 것이 투표가 됩니다"

    미국을 대혼란에 빠트린 연방대법원의 낙태권리 파기 판결이 나온지 몇시간 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논평이다. 분노한다면 11월 중간선거에 투표하라는 얘기다.

    그런데 바이든 정부를 향한 미국의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이렇게 될 때까지 도대체 뭘 했으며, 앞으로 뭘 하겠다는 것이냐고 지지자들이 묻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이런 민주당 지지자들의 싸늘한 시선과 충고를 헤드라인 뉴스에 실었다.

    사실 이번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을 임명하면서 대법관 비율은 '보수 6' 대 '진보 3'이 됐다. 이미 지난달 초 대법원이 낙태권 보장 판결을 뒤집기로 했다는 초안이 유출되기도 했다. 대법원은 유출자를 색출하겠다며 발끈했지만 결론은 비슷하게 흘러갔다. 바이든은 이때부터 대법원의 판결 뒤집기를 경계하면서 중간선거 얘기를 꺼냈다.

    판결 직후부터 미국은 그야말로 혼돈이다. 보수 성향 주에서는 대법원이 낙태권리 철회를 하자마자 낙태를 금지하게 하는 '트리거 조항'을 만들어놓고 바로 효력을 발동시켰다. 지체없이 미국 10여개 주에서 임신중절 시술이 금지됐다. 시술이 예정돼 있던 여성들은 병원 취소 통보를 듣고 '멘붕'에 빠졌다. 여성들은 생리주기를 표시하는 어플리케이션을 서둘러 지우고, 사후피임약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당장 많은 여성들이 신체적, 심리적으로 위협에 처한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대체 뭘 했나. 민주당 당원들과 운동가들, 지지자들은 심각하게 묻고 있다. 코리 부시 민주당 하원 의원은 WP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제 사람들에게 그냥 민주당을 뽑아달라고 할 수 없어요. '이미 너희들을 뽑아줬잖아' 할 것이 뻔하잖아요" 

    연합뉴스연합뉴스
    그렇다면 뭘 할 수 있었을까? 현재 상원이 공화당과 민주당 반반으로 팽팽해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법안 통과는 쉽지 않다. 숫자적으로 필리버스터 저지선에 막히기 때문이다. 연방대법관들이 보수 성향으로 기울었다고 해서 정부는 그저 손을 놓고 있어야 하는 걸까?

    엘리자베스 워렌 미국 메사추세츠 주 상원의원은 국가 차원의 클리닉을 건설하고, 관련 자금을 지원하고, 대법관의 명수를 늘리거나 권한 제한을 검토하며, 필리버스터 제도를 종료하는 것 등을 예로 들었다. 쉽지는 않지만 최소한 시도는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워렌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라고 요구하면서 "중요한 것은 긴급 상황에서 긴급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인식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즉시 도움이 필요하다"고 시급성을 강조했다.

    일련의 흐름들을 보면,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중간선거 심판'을 내세우는 바이든 대통령과 행정부의 무기력한 모습에 민주당 지지자들마저 크게 실망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방대법원의 행보가 이게 끝이 아닐 것을 알기에, 보다 확실한 '액션'과 '대비책 마련'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분노하면 투표하라"는 낡은 구호로 바이든 대통령이 반사이익이과 지지층 결집만을 노린다면, 어쩌면 중간선거 결과는 예상보다 더 어려워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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