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경북 포항 정치권과 단체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잇따라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이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총이 따갑다.
포항지역발전협의회(회장 공원식)는 29일 이 전 대통령 특별사면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발표했다.
이 단체는 "포항은 이 전 대통령을 배출한 도시로 긍지와 자부심이 있다"며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민 통합시대가 열렸음에도 82세의 고령인 이 전 대통령이 아직 수감돼 있는 것은 가슴 아프고 최근엔 지병 악화로 형 집행 정지 신청을 할 만큼 건강이 악화해 더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대통령 공과 과에 대한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도 있지만 갈등과 분열 역사를 단절하고 대통합 물꼬를 트기 위해 사면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7일 포항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고령의 전직 대통령을 계속 감옥에 방치하는 것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 대한민국 국격에 맞지 않는다"며 사면 건의안을 발표했다.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지역민들의 반응은 냉담한 분위기이다. 시민 A씨는 "지역 일부 정치인들과 오피니언 리더들의 입장이 마치 포항시민 전체를 대변한 뜻인양 오도되는 듯 해서 안타깝다"며 "대통합 물꼬트기라는 명분으로 MB의 죄값에 물타기를 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앞서 포항시민단체연대회의는 지난 20일 성명서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자금 황령과 뇌물수수로 15년형과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았다"며 "사대강사업, 자원외교 실패 등으로 수 백억 국민 혈세를 낭비한 사실은 아직 제대로 수사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단체는 "국민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 사안을 화합과 통합을 위해 해야 한다는 것은 도대체 어느 나라 해법인가"라며 "국민의힘 포항시의원들은 꼭두각시놀음을 그만두고 사면 건의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