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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GNR 음악으로 그려낸 히어로의 의미 '토르: 러브 앤 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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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 리뷰]GNR 음악으로 그려낸 히어로의 의미 '토르: 러브 앤 썬더'

    외화 '토르: 러브 앤 썬더'(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외화 '토르: 러브 앤 썬더'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외화 '토르: 러브 앤 썬더'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스포일러 주의
     
    MCU(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 히어로 솔로 무비 사상 최초로 네 번째 시리즈로 찾아온 토르가 쉴 새 없이 몰아쳤던 아스가르드와 지구를 위협하는 빌런에서 벗어나 드디어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봤다. 그렇게 토르는 토르답게, 더욱 우주 바이킹답게 지금 시대가 바라는 '히어로'로 거듭났다. 여러 의미의 사랑과 건즈 앤 로지스의 음악을 바탕으로 말이다.
     
    천둥의 신 토르(크리스 헴스워스)는 이너피스를 위해 자아 찾기 여정을 떠난다. 그러나 우주의 모든 신을 몰살하려는 신 도살자 고르(크리스찬 베일)의 등장으로 토르의 안식년 계획은 산산조각 나버린다.
     
    토르는 새로운 위협에 맞서기 위해 킹 발키리(테사 톰슨), 코르그(타이카 와이티티), 전 여자친구 제인(나탈리 포트만)과 재회하게 되는데, 제인이 묠니르를 휘두르는 마이티 토르가 되어 나타나 모두를 놀라게 한다. 이제 '팀 토르'는 고르의 복수에 얽힌 미스터리를 밝히고, 더 큰 전쟁을 막기 위한 전 우주적 스케일의 모험을 시작한다.
     
    외화 '토르: 러브 앤 썬더'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외화 '토르: 러브 앤 썬더'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전작 '토르: 라그나로크'의 연출자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 다시 한번 '토르' 시리즈로 돌아왔다. 네 번째 시리즈 '토르: 러브 앤 썬더'의 주제가 되는 키워드는 정체성, 사랑, 관계다. 그리고 또 하나, 미국 하드 록 밴드 바로 건즈 앤 로지스(Guns N' Roses)다.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록 음악의 상징 중 하나인 영국 록 밴드 레드 제플린의 '이미그런트 송'(Immigrant Song)을 멋지게 활용한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만큼 일찌감치 사운드트랙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예고편에서 보여줬듯이 '토르: 러브 앤 썬더'에서는 건즈 앤 로지스의 음악을 활용해 화려하면서도 감독 특유의 B급 감성과 유머가 섞인 하드 록 뮤직비디오 느낌이 강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미그런트 송'은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상황적인 반전을 꾀하는 장면에서 사용된 것은 물론, '토르' 시리즈와 토르가 아스가르드라는 신화적인 세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스페이스 오페라로 그 성격이 변화할 것임을 예고하는 음악이기도 했다. 이번에는 '스위트 차일드 오 마인' 등 건즈 앤 로지스의 음악을 곳곳에 사용해 영화의 톤 앤 매너는 물론 토르가 가장 고심하는 주제가 사랑에 대한 고민임을 드러낸다.
     
    외화 '토르: 러브 앤 썬더'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외화 '토르: 러브 앤 썬더'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전반적인 영화의 색채와 사운드트랙의 분위기를 통일성 있게 가져가는 등 건즈 앤 로지스 팬들이 특히 좋아할 영화이자, 음악적 감각을 일깨우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러한 록 감성을 바탕으로 영화는 바이킹들의 뿌리인 토르가 앞으로 본격적인 우주 바이킹 시대를 열 것임을 대대적으로 예고한다.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한 신 토르 혹은 한 명의 초월적인 히어로의 모습에 가까웠다. 이번 영화는 그가 고민을 거듭하고 시련을 겪은 끝에 그의 정체성이 어디에 있는지 확고해진 모습을 보여준다. 수많은 시련과 죽음과 삶을 오간 토르는 이번엔 '사랑'이란 감정을 바탕으로 특별하고 특수한 존재라는 틀 안에서 벗어나 신이 아닌 존재들과 같은 곳에 발붙이며 인간과 멀어진 위선적인 모습의 신들과 달리 진정한 구원자로서의 '신', 다시 말해 '히어로'로 거듭난다.

    이번 영화에서는 토르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두 명의 인물 마이티 토르와 고르가 눈에 들어온다. 신과 인간의 경계를 허물고(마이티 토르), 신의 존재란 무엇인지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고르)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캐릭터다. 신과 인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기존의 신에 대한 물음을 통해 신의 본질을 되묻는 것이 바로 토르의 정체성 찾기 여정이기도 하다.
     
    외화 '토르: 러브 앤 썬더'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외화 '토르: 러브 앤 썬더'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토르의 전 여자친구 제인 포스터가 이번 영화에서 토르 대신 그의 상징인 묠니르를 들고 '마이티 토르'로 등장한다. 남성의 이름인 토르 앞에 여성 수식어를 붙이는 게 아니라 '마이티'(mighty)를 붙임으로서 새로운 토르로 거듭난 제인 포스터라는 존재의 강인함을 인정한다. 실제로 제인은 삶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며 조각난 묠니르를 이어 붙이고, 비록 인간이지만 누구보다 아스가르드인답게 전투 중 전사하며 신들의 땅인 발할라에 들어간다.
     
    마이티 토르 역시 토르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의미로 진정한 신, 즉 진정한 히어로란 어떤 존재인지 보여준다. 동시에 인간이란 그 순수한 의지만으로도 신에 필적하는 힘을 발휘하고,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신에 가장 가까운 존재임을 보여준다.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인물 중 하나는 신 도살자 고르다. 이번 영화는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신'이라는 존재를 통해 이야기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빌런인 고르는 신에 대한 절대적 믿음을 갖고 있던 인물이지만 딸의 죽음과 신의 민낯을 마주한 후 믿음이 무너지며 결국 빌런이 된다. 사랑하는 이를 상실한 아픔과 그동안 자신을 지탱해 온 신념, ㄹ이를 바탕으로 쌓아 올린 정체성도 무너진 고르는 '빌런'의 정체성을 획득한다.
     
    외화 '토르: 러브 앤 썬더'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외화 '토르: 러브 앤 썬더'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이 과정에서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신이 존재하는지에 관한 물음이 던져진다. 오프닝부터 나왔듯이 '토르: 러브 앤 썬더' 속 신은 이제는 현대 문명과 멀어진 신화나 전설 속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신화로만 남은 신이 아닌 현재에 존재하는 신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는 토르를 통해, 그리고 마이티 토르와 고르의 사연과 여정을 통해 보여준다.
     
    영화 전체를 통틀어 빛나는 건 고르 역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다. 고르는 다양한 감정의 붕괴와 내면의 변화가 그를 빌런으로 만드는데, 크리스찬 베일의 존재 자체가 고르를 온전한 캐릭터로 만들고 설득력을 갖는다. 전체 러닝타임을 두고 봤을 때 그의 분량은 사실 많지 않은데, 그럼에도 그가 가진 존재감 덕분에 영화 내내 고르를 마주한 느낌이다.
     
    의외의 신스틸러는 인간이 아니다. 바로 토르의 새로운 상징이자 무기인 스톰브레이커다. 대사 한마디 없이 오로지 움직임과 고유 스킬만으로 토르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이 뛰어나다. 영화를 보면 스톰브레이커의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고, 추후 나올 시리즈에서 토르와의 케미를 기대하게 된다.
     
    119분 상영, 7월 6일 개봉, 쿠키 2개 있음, 12세 관람가.

    외화 '토르: 러브 앤 썬더' 메인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외화 '토르: 러브 앤 썬더' 메인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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