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대 강원도의회 본회의 장면. 강원도의회 제공 더불어민주당 강원도의회 전체의원 6명이 43명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민주당 의원들은 5일 기자회견을 열어 "11대 강원도의회 원구성이 많은 도민들께서 우려하신대로 국민의힘 독식으로 마무리됐다"고 지적했다. 자신들이 다수당이었던 10대 도의회에서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에 제2부의장, 상임위원장 각 1석을 배려했다고 강조했다.
11대 강원도의회는 49명 의원 중 43명이 국민의힘 소속, 6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10대 강원도의회 의원 정수 46명 중 35명 민주당, 11명이 국민의힘이었던 상황과 정반대 구도로 출발했다. 집행부 역시 민주당 최문순 강원도정에서 국민의힘 김진태 도정으로 변화했다.
지난 1일과 4일 312회 임시회 1, 2차 본회의를 열어 원구성 투표를 진행한 결과 의장단 3석은 물론 상임위원장 7석 중 1석을 제외한 6석을 모두 국민의힘 의원들이 차지하게됐다.
'자리(원구성)'를 둘러싼 정파간 신경전은 국회는 물론 광역, 기초의회 개원 초기에 때마다 되풀이되는 장면이다.
다수당 안에서는 개원 이전부터 의장단, 상임위원장단 구성을 위한 '합종연횡'도 발빠르게 진행된다. 우선 '권한'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강원도의회의 의장단에게는 별도의 사무실과 지원 인력은 물론 적지 않은 지원책도 더해진다. 의장에게는 5040만원, 부의장(2) 1인당 2520만원의 업무추진비가 지급된다. 상임위원장들도 별도 사무실과 각 상임위 전문위원실의 의전이 뒤따른다.
예산 심사를 받아야할 도 집행부에게 최종 의결권을 보유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은 의전 우선 대상이다. 여기에 편법 시비가 반복되는 '의원 재량사업비' 배분 과정에서 우선권도 보장되는 관례도 이어져왔다.
의장단 등은 지역구 활동에 있어서도 일반 의원과 구별되는 추가 '직함'으로도 활용된다. 10대 강원도의회에서 일부 상임위원장은 소관 실국 업무보고를 지역구에서 진행하는 '응용력'도 발휘했다.
하지만 의장단, 상임위원장단이라는 직책은 당선 직후를 제외하고 주요 언론의 관심사에서 쉽게 멀어진다. 의정활동 중심에 있는 의원들에게 이목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10대 강원도의회에서 국민의힘은 46명 중 11명에 불과했지만 4년 내내 주요 언론에 주로 등장했던 인물은 신영재, 심상화 등 소수당 국민의힘 의원들이었다. 두 의원은 레고랜드 사업을 비롯한 강원도정 치적 사업들의 허와 실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대안들을 끊임없이 제시했다.
신영재 의원은 2018년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우수의정대상, 2019년과 2020년 강원도청 공무원 노조 '강원도 의정활동 베스트 도의원' 연속 선정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신 의원은 6.1 지방선거에서 홍천군수에 당선됐다.
초선 심상화 의원은 주요 언론 보도 인터뷰이로 자리매김하면서 대중적, 정치적 성장을 이뤘고 6.1 지방선거 동해시장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17.91% 득표율의 경쟁력을 보이기도 했다.
다수당이었던 민주당 안에서도 남상규, 안미모, 허소영 의원 등 정파와 별개로 소신 의정활동을 펼친 의원들도 호평받았다.
9대 강원도의회에서도 집행부에 건전한 견제, 감시 활동을 늦추지 않았던 구자열, 원강수 두 의원은 이후 원주시장 후보로 도약했고 '공부하는' 의정활동과 사회봉사에도 앞장섰던 김기홍 의원 역시 비록 10대 도의회에서는 낙마했지만 11대 도의회에 재입성하며 부의장 자리까지 올랐다.
'다수냐, 소수냐' 또는 '직책의 유무'도 중요하지만 결국 강원도의회 의원들 역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때 그에 걸맞는 평가와 성과가 주어진다는 방증이다.
나철성 강원평화경제연구소장은 "의원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최종 평가 기준은 의회 직책이 아니라 의정활동의 내실"이라고 강조했다.
"원 구성 때마다 지난 시기 서로가 비판·비난하던 행태를 되풀이 하는데 대해 도민 피로도가 높아간다. 원 구성 자리 다툼과 지분 나눔 보다는 지역소멸, 코로나19로 인한 서민 피해 복구, 복합 경제위기 직면에 대한 심층적인 조사와 연구 등을 통한 현안 대안 경쟁으로 도민 신뢰 회복이 개원 초기에 무엇보다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