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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대법관후보 다시 '서오남'…尹의 선택은?

    오석준·오영준·이균용 3인 모두 '서오남'…사법부 구성 변화 불가피
    내년 9월 김명수 퇴임…그때까지 尹과 '불편한 동거'
    정권교체 후 첫 대법관 인선…대통령이 대법원장 후보 제청 거부한 전례 없어
    오석준·이균용, 尹과 친분…오영준 법리 해박

    왼쪽부터 후보로 추천된 이균용(60·사법연수원 16기) 대전고법원장과 오석준(60·19기) 제주지법원장, 오영준(53·2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연합뉴스왼쪽부터 후보로 추천된 이균용(60·사법연수원 16기) 대전고법원장과 오석준(60·19기) 제주지법원장, 오영준(53·2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첫 대법관 후보군이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출신으로 압축된 가운데 정권 교체 후 첫 인선인 만큼 대법원도 변화의 바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최영애 위원장)는 14일 오후 비공개회의를 열고 21명의 후보 중 이균용 대전고등법원장(59·사법연수원 16기), 오석준 제주지방법원장(59·19기), 오영준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52·23기)를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세 사람 모두 서울대 출신 정통 엘리트 법관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명수가 추천하면 尹이 거부할 수 없는 '그 사람'


    대법관은 후보추천위원회가 대법원장에게 추천하면 대법원장이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에게 제청하는 방식으로 임명된다. 인사권자로서 대통령이 최종 관문인 데다 1호 대법관 인선인 만큼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상당히 강하게 반영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김 대법원장도 이같은 사정을 고려해 신중하게 후보를 제청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장의 제청을 대통령이 거부한 전례는 없다.

    법조계에서는 추천위 구성 전부터 차기 대법관으로 오석준 제주지원장을 첫 순번으로 꼽는 분위기다. 오 제주지원장은 윤 대통령과 대학 시절부터 친분을 쌓아온 데다 법원행정처 공보관을 두 차례 할 정도로 소통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경기 파주 출신으로 광성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1990년 서울지법 서부지원에서 초임 시절을 보냈고 사법연수원 교수와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수원지법 수석부장판사를 지냈다.

    오영준 부장판사는 서울고와 서울대 사범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민사법원(현 서울중앙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과 수석재판연구관을 거치면서 법리 해석에 뛰어나다는 평이다. '테크노크라트'인 만큼 김 대법원장이 제청하면 국회나 윤 대통령 모두 쉽게 거부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윤 대통령과는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하다. 다만 한편에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 '킹크랩 댓글 조작' 사건 2심 주심을 맡았던 김민기 부산고법 판사와 부부라는 점 때문에 여권에서 불편해 할 수 있다는 반응도 있다.

    이균용 고법원장은 김명수 대법원에 각을 세우는 대표적 법관으로 꼽힌다. 부산 중앙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오 제주지원장과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고법원장은 나이에 비해 기수가 높아 대법관이 된다면 현직 대법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대법원장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거쳐 서울남부지법과 대전고법에서 법원장을 지냈다. 이 고법원장은 지난해 2월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 파문' 당시 "사법 신뢰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법원이 조롱거리로 전락하는 등 재판의 권위와 신뢰가 무너져 내렸다"고 공개 비판했다. 일본어와 일본법에 능통해 법원 내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손꼽힌다.
     

    尹, 임기 내 대법관 14명 중 13명 임명…내년 9월까지 불편한 동거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번 인선을 시작으로 임기 내 대법관 14명 중 13명을 임명하게 된다. 법조계에서는 '우리법연구회'로 대표되는 진보 성향의 김명수 코트(court)와 달리 보수적인 색채가 강화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런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번 첫 대법관 후보자 모두 현직 법관 출신이라는 점은 이채롭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최종 후보자 인선에 어떤 프레임이 작용하기 보다는 법원 외부 인사중 실제로 대법관직 수행이 가능한 능력을 지닌 인사들 상당수가 후보 추천에 나서지 않는 분위기였다는 점을 꼽기도 한다. 한 법원 관계자는 "후보군 모두가 현직 법관이라는 것은 최근 대법관 선발 추세를 봐도 이례적이다. 학계나 비법관 출신 후보들이 마땅치 않다 보니 현직 법관들로 후보가 좁혀지고, 자연스레 현직 법관들 다수가 분포하고 있는 서울대·50대·남성 출신 후보들로 채워졌다고 보는게 타당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대법원장의 임기가 내년 9월에 끝나는 만큼 이 기간 동안에는 보수성향 대통령과 진보성향 대법원장의 불편한 동거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김 대법원장은 임기를 마치기 전까지 3명의 대법관을 윤 대통령에게 제청하게 된다.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 만큼 성향이 다른 대통령과 대법원장 사이 접점이 가장 큰 '무난한' 인사가 대법관으로 임명될 것 이라는 전망이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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