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복장하고 타석 들어서는 김태군. 연합뉴스3년 만에 열린 KBO 리그 올스타전에는 선수들의 화려한 변신으로 열기가 가득했다.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올스타전이 펼쳐졌다. 드림 올스타(삼성, SSG, 롯데, kt, 두산)와 나눔 올스타(키움, KIA, LG, NC, 한화)로 나뉘어 맞붙었다.
경기는 나눔의 1회초 공격으로 시작됐다. 앞서 팬 사인회 행사에 레게 머리를 하고 등장한 이정후(키움)가 선두 타자로 나섰다. 유니폼에 아버지 이종범(LG 2군 감독)의 이름을 따 'Jong Beom Jr.'란 단어를 넣어 팬들의 눈길을 끓었다.
이정후는 첫 타석부터 바뀐 머리 스타일만큼 익살스러운 장면을 연출했다. 드림 선발 김광현(SSG)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으로 홈런성 타구를 날렸는데 엄연한 파울이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심판에게 홈런을 주장하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김광현은 웃으면서 이를 말렸다. 판독 결과 파울이 선언됐고, 이정후도 웃으며 타석으로 돌아갔다.
레게머리한 '이종범 주니어'. 연합뉴스이정후는 2구째에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1사에서 도루로 2루를 훔쳤고, 김현수(LG)의 땅볼 때 3루를 밟았다. 이어 양의지(NC)의 적시타로 홈을 밟으며 선제 득점을 올렸다.
나눔 선발 양현종(KIA) 역시 머리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머리카락을 밝은 톤으로 물들인 채 팬사인회 행사에 등장했다.
그리고 1회말 마운드에 올랐을 때는 등 뒤에 '최다득표 감사'라고 써진 유니폼을 입고 나타났다. 이번 올스타전 베스트 12 팬과 선수단 투표에서 역대 두 번째 최다인 141만 3722표를 받았다.
양현종은 1회말 선두 호세 피렐라(삼성)와 한유섬(SSG)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최정을 삼진, 이대호와 박병호를 모두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선발 등판을 마무리했다.
잠실야구장에 나타난 저승사자. 연합뉴스
2회에는 선수들의 화려한 분장이 눈길을 끌었다. '태군마마' 김태군(삼성)이 곤룡포를 입고 뒷짐을 지며 타석에 올라섰다. 하지만 화려한 등장과 달리 내야 땅볼로 물러나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방귀대장 뿡뿡이'가 별명인 황대인(KIA)은 코와 양 볼을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물들였고, 김지찬(삼성)은 어린이 모자와 캐릭터 가방을 메고 유치원생으로 변신했다.
6회초에는 좌완투수 이승현(삼성)이 저승사자 분장을 하고 마운드에 올라섰다. 1사 1, 3루 위기에 몰리며 분장을 민망케 만들었지만 후속 오지환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열린 올스타전은 그 어느때보다 열기가 넘쳤다. 경기 전 폭우가 몰아쳤지만 잠실구장 2만 3750석이 매진을 이뤘다.
궂은 날씨도 올스타전을 향한 야구팬들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빗줄기가 가늘어졌고, 구장 관계자들이 그라운드에 나와 정비 작업에 돌입했다. 경기 시작은 50분 지연됐지만, 이날 팬들의 열기는 변함없이 뜨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