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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근, 취임도 전 리더십 흔들…"사퇴하라" 식물청장 예고



사건/사고

    윤희근, 취임도 전 리더십 흔들…"사퇴하라" 식물청장 예고

    경찰청,"집단행동·비난 인터뷰 금지" 공문 하달했지만
    전국 지구대장, 파출소장 모임을 제안한 유근창 경감 "회의 강행"
    경찰 내부망에선 "윤희근 후보자 사퇴" 촉구…'식물청장' 우려
    이상민 '쿠데타' 비유에 징계로 '호응'…일선 경찰, 지휘부 '불신'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류영주 기자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류영주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사면초가에 몰리면서 취임도 전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경찰국 반대' 총경 모임을 계기로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일선 경찰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영(令)이 서지 않게 됐다. 바깥으론 행정안전부 장관의 지시를 기다리는 처지가 된 한편, 내부적으론 "이상민 장관의 부하인가"라는 비판적 시선에 직면했다.

    여야는 다음달 4일 윤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를 합의했다. 윤 후보자의 경우 인사청문요청안이 처리되지 않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인사지만, 그렇게 되더라도 '식물청장' 처지에 놓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경찰청은 25일 전국 시·도 경찰청에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는 단체행동을 금지하는 내용의 공문을 하달했다. 이번 주말 예고된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경감·경위급 현장 팀장 회의'를 앞두고 '복무규정 준수 강조 지시'란 공문을 18개 시·도 경찰청에 내려보냈다.

    하지만 전국 지구대장, 파출소장 모임을 제안한 유근창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 경감은 윤 후보자의 중지 명령에도 회의를 강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경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로선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지금 당장 변화는 없다"란 뜻을 밝혔다. 회의 중단 가능성에 대해선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시간이 있는 만큼 여러 의견을 듣겠다"고 답했다.

    유 경감의 인터뷰 시점은 경찰청이 공문을 통해 '언론 인터뷰 금지' 등 제재를 말한 이후에 이뤄졌다. 또 "(장관이) 통제 방안을 혼자 고민하지 말고 국회와 학계, 언론, 시민단체 모두 같이 고민해서 장관의 고민을 좀 덜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입장 밝히는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류영주 기자입장 밝히는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류영주 기자
    회의 강행 이후 감찰 등 징계 처분이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유 경감은 "제 자신에 대한 걱정보다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설치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며 "세월이 흘러 역사가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그때 아무것도 손 놓고 그냥 시키는 대로 한 경찰보다는 할 말을 했고, 저항을 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울경찰청 또한 경찰청과 기조를 맞춰 단체행동을 금지하는 내용의 공문을 하달했다. 서울청은 공문에서 "청장과 지휘부를 굳게 믿고 집단행위 및 품위 손상으로 비칠 수 있는 일체 행위를 하지 말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경찰국 신설에 반대해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서장 회의에는 총경 56명이 참석하고 140여 명이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총경급 이상 경찰관 350명은 무궁화 화분을 보냈다.

    이에 경찰 지휘부는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을 대기발령하고 회의 참석자 56명에 대한 감찰에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일선 경찰관 사이에서는 '청장 사퇴론'까지 나오면서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특히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국 반대' 움직임을 12·12 사태 등 쿠데타에 빗댄 데 대해 경찰관들은 "마지막 남은 자존심마저 건드렸다"며 불난 데 기름을 부었다는 반응인 반면, 경찰 지휘부는 강경 대응으로 이에 호응하자 내부망 등엔 "윤희근 후보자는 직을 걸고 나서라"라며 사퇴를 촉구하는 등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당신은 이미 우리들의 경찰청장 자격을 잃었다'란 제목의 글을 쓴 한 경찰관은 "어떻게든 당신은 우리의 경찰청장이자 수장이 되겠지만 당신을 경찰청장으로 모실 마음이 추호도 없다"며 "진정한 수장이라면 조직원들을 위해 희생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돼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또한 류 총경의 대기 발령 조치에 반발하는 반응도 나왔다. 경찰 내부망엔 "우리 스스로 수백, 수천 명의 감찰 대상이 돼야 한다", "나도 감찰 조사를 하라"라는 글이 올라왔다.

    경찰청 맞은편 경찰기념공원에는 "22. 7. 23. 국민의 경찰은 죽었다"라는 문구가 담긴 근조화환이 25일 배달되기도 했다.

    이에 윤 후보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청장 후보자로서 모임 중간에 해산 요청을 여러 차례 했는데 류삼영 총경은 그 명령을 거부했고 다수 참가자에게 전달도 안 했다"며 "공무 위반과 책임의 정도가 중하기 때문에 서장으로서 책무를 수행하기 부적절하다고 생각된다. 대기발령을 철회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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