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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광화문·도림천 지하에 물길…정부 홍수대책 발표

경제정책

    강남역·광화문·도림천 지하에 물길…정부 홍수대책 발표

    핵심요약

    총 12개 사업에 예산 1조 4919억 원 투입…2027년까지 완료
    강남역·광화문·도림천만 9천억 원, 국가 25% 서울시 75% 부담
    교통밀집 지역 지하터널 예타 면제? "실시설계 때 면밀 검토할 것"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상가 지하에 빗물 배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박종민 기자지난 9일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상가 지하에 빗물 배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박종민 기자
    서울 강남 일대가 11년 만에 다시 물에 잠기자 정부가 총 사업비 1조 4919억 원 규모의 홍수 대책을 내놨다. 서울 강남역과 광화문에 대심도 빗물터널을 구축하고, 도림천에 지하방수로를 설치하는 등 사업이 추진된다.

    환경부는 도시침수·하천범람 방지 기반시설, 인공지능(AI) 홍수예보 체계 확충 등을 담은 '도시침수 및 하천홍수 방지대책'을 23일 발표했다. 총 12개 사업에 1조 4919억 원을 투입해 윤석열정권 임기인 2027년까지 모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 제공환경부 제공
    우선 '도시침수 예방 인프라 대책'에 대심도 빗물터널 구축 6천억 원 등 7천억 원대 예산이 5년간 투입된다.

    일단 강남역(사업비 3500억 원)과 광화문(2500억 원)에 서울시와 협력해 대심도 빗물터널(지하저류시설)을 설치하는 계획이 추진된다. 국비는 25%, 서울시 예산이 75% 들어간다.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 내년 중 신속하게 설계에 착수하고 2027년 완공하는 게 목표다.

    대심도 빗물터널은 지하에 대형 터널 형태의 저류조를 설치해, 도심지 빗물을 모아뒀다가 호우가 끝나면 펌프장을 통해 인근 하천으로 배출하는 구조다. 상습침수 지구였던 서울 신월동은 2020년부터 운용되는 대심도 빗물터널로 이번 홍수 피해가 없었다. 서울시는 앞으로 10년간 1조 5천억 원을 투입해 대심도 빗물터널 6곳을 건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8일 서울 지역에 쏟아진 폭우에 도로가 마비된 모습. 독자 제공8일 서울 지역에 쏟아진 폭우에 도로가 마비된 모습. 독자 제공
    정부는 빗물이 빠르게 빠질 수 있도록 하는 하수도 개량 사업 예산을 내년도 1493억 원으로 올해보다 49% 증액하고, 인명피해 방지를 위해 안전설비를 보강하는 맨홀 구조개선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는 아울러 '하천범람 예방 인프라 대책'으로 도림천 지하방수로, 목감천 강변저류지 설치 등 사업에 9300여억 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도림천 지하방수로는 정부(25%)와 서울시(75%)가 협력해 3천억 원의 사업비를 들이고,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 2027년까지 완공한다는 목표다. 이는 도림천 물을 지하방수로를 통해 한강으로 신속히 내보내는 시설이다. 서울 신림동 도림천은 관악산 급경사로 상류 유속이 빠르지만 평지인 하류에서 홍수가 지체돼 상습침수가 발생한다.

    국가하천 목감천에 대한 강변저류지 구축 사업은 2018년부터 진행돼 왔다. 정부는 2844억원 예산이 들어가는 이 사업도 내년 착공해 2027년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홍수 때 본류인 안양천 수위가 높아지는 경우 목감천 하천변 넓은 공간에 물을 일시 저장해 범람을 방지하는 사업이다.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상가 지하에 빗물 배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박종민 기자지난 9일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상가 지하에 빗물 배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박종민 기자
    환경부는 연 3500억 원 규모인 예산도 적극 늘려(내년 5010억 원) 지방의 홍수취약지구 개선에 우선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정비가 시급한 하천은 국가하천으로 승격해 중앙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등 안전을 강화한다.

    기존 하천범람지도 외에 도시침수지도를 2025년까지 완성해 24시간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 하천예보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하천범람+도시침수' 예보로 충분한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대피경보 때 스스로 대피하기 어려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유형별 맞춤형 대책 추진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2025년까지 총 3천억 원대 예산이 투입된다.

    이같은 홍수 대책의 신속 추진을 위해 환경부는 전담조직 '도시침수대응기획단(가칭)'을 이달 출범시키고, 연말까지 종합대책을 수립한 뒤 우선순위가 높은 사업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강남역, 광화문, 도림천 등 3건의 대형 인프라사업은 지자체가 계획했으나 여건상 추진하지 못했던 사업을 국가가 적극 지원해 이번 정부 임기 내 추진하는 것"이라며 "이들 3개 선도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통해 우선 추진하고, 단계적으로 전국으로 확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강남역 등 지하철이 밀집한 곳에서 대규모 지하 토목공사가 불가피해졌음에도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는 게 타당한지 지적이 있다. 특히 서울시의 6대 빗물터널 추진 발표 직후 중앙정부가 발벗고 지원하는 양상이어서 수해를 입은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 논란도 있을 수 있다.

    환경부는 "빗물터널 사업은 10여년 전 이미 나왔던 것이라 졸속 추진은 아니다. 지하공간 시설물이나 지하철 등의 문제는 실시설계 단계에 들어가서 구체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며 "지방 홍수대책도 하수 중점관리 예산을 증액하는 등 연말까지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 제공환경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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