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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습, 하나님의 영광 위하는 일인지 고민해야"

종교

    "세습, 하나님의 영광 위하는 일인지 고민해야"

    예장통합총회, 명성교회 세습 이후로 여론 둘로 나뉘어
    총회 앞두고 일부에서 세습방지법 폐기 헌의안 상정
    신앙고백모임, 세습방지법 폐기 있어서는 안 될 일
    명성교회 살려야 한다는 총대들 여론도 만만치 않아
    김하나 목사 부존재 확인 소송 2심 판결이 영향 미칠 듯

    예장통합총회 중견 목회자들로 구성된 신앙고백모임이 세습방지법을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예장통합총회 중견 목회자들로 구성된 신앙고백모임이 세습방지법을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앵커]

    다음달 개최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에서 가장 주목되는 안건 중 하나는 일명 세습방지법 폐지 여부입니다. 예장통합총회 중견 목회자들로 구성된 신앙고백모임이 세습방지법을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습니다.

    이승규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예장통합총회는 지난 2013년 제98회 총회에서 목회지대물림금지법 일명 세습방지법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총대들은 무려 84%의 찬성으로 이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하지만 4년 뒤인 2017년 명성교회는 김하나 목사의 위임식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놓고 예장통합총회 여론은 둘로 나뉘었습니다. 세습을 반대하는 쪽은 명성교회가 예장통합총회 헌법 제28조 6항을 어겼다며 반발했고, 세습을 찬성하는 쪽은 개교회 자유가 있다며 옹호했습니다.

    예장통합총회 재판국 역시 1심에서는 명성교회의 손을 들어줬다가, 2심에서는 김하나 목사 위임목사 승인은 무효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혼란을 가속화했습니다. 2019년 열린 제104회 총회에서 명성교회 수습전권위원회가 내놓은 수습안이 통과됐지만, 혼란은 이어졌습니다. 당시 명성교회 수습전권위원회는 세습방지법의 효력을 잠시 중지하고, 김하나 목사의 위임을 수용하자는 안을 내놓았고, 76.4%의 총대가 찬성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총회를 앞두고 예장통합총회 진주남노회가 일명 세습방지법 28조 6항의 폐지를 헌의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교단 중견 목회자들로 구성된 신앙고백모임이 세습방지법을 주제로 좌담회를 마련한 건 총회를 앞두고 그간의 흐름을 짚어보고 신중히 결정을 내리자는 뜻에서입니다.

    좌담회에 참석한 목회자들은 중세 교회도 세습을 공적 재산의 사유화로 간주해 금지했다며, 중세 교회의 입장을 되새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강치원 목사 / 장로회신학대학교 객원교수
    "중세교회는 공교회가 다시 말해서 공적 재산이 사유화가 되고 있다는 것, 사유화 되어 간다는 것, 이것을 어떻게든 막아야겠다. 그래서 교회 세습 금지를 명하는데, 놀라운 것은 가장 강력한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 사제의 결혼 금지입니다."

    김수원 목사는 "명성교회는 세습의 명분으로 개교회의 자유를 말하고 있지만, 과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는 일인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수원 목사 / 대봉교회
    "성경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려는 것을 자유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설령, 법에서 해도 된다고 허용하는 것이 있다 할지라도 그것은 자신 뿐만 아니라 모두가 이에 공감하고 같이 유익하다 생각하는지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또 살펴보라 했습니다."

    이번 좌담회를 개최한 신앙고백모임은 명성교회 세습을 찬성하는 쪽도 초청해 의견을 들으려고 했지만, 이들의 거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세습방지법 폐지를 놓고 일부 목회자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예장통합총회 분위기는 아직 달아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명성교회 사태가 이미 5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총대들의 피로도가 만만치 않고, 오히려 명성교회를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명성교회 사태는 김하나 목사 부존재 확인 소송의 2심 판결이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법원은 1심에서 김하나 목사의 위임목사와 당회장 지위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7월 명성교회 대표자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 선고를 할 예정이었으나, 명성교회가 예장통합총회 수습안에 따라 청빙 절차를 이행했는지 여부를 소명하라며, 다음달 7일 변론을 재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명성교회 역시 지난 22일 공동의회를 열고,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재추대했습니다.

    예장통합총회는 올해 총회에서 세습방지법 폐지 여부를 놓고 격론을 벌일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총대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CBS 뉴스 이승규입니다.
    영상 기자 정선택 영상 편집 김다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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