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 연합뉴스다음 달 4일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야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일부 상임위원회에선 소위원장 자리다툼 등으로 파행을 빚은 가운데, 이번엔 증인‧참고인 명단 작성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국감 일정과 출석요구서 송부 기간 등을 고려하면 증인‧참고인 지정은 다음 주 안으로는 정리가 필요하지만, 여야의 신경전은 치열해지고 있다. 가령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에선 당초 여야가 희망한 증인 수만 160여 명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합의에 이르기까지 인원을 추려낸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여야가 공세 준비에 여념이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8월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 총장실 건물 앞에서 김건희 여사 논문 조사 결과에 대한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또, 22일 교육위에서는 여당의 강력한 항의에도 다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허위 학력 기재 논란과 관련된 증인 채택을 밀어붙이면서 파장이 커지기도 했다.
여당의 한 상임위 관계자는 "증인 명단을 추려내는 과정에서 만일 야당이 다수 힘으로 밀어붙이려 한다면 안건조정위 회부까지 고려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증인 채택 공방은 최근 여야 양측이 격론을 벌여온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민주당 이재명 대표 문제와 직결돼 갈등을 더욱 키우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무위에서 쌍방울 유착 관련 의혹으로 현직 의원인 이 대표를, 민주당은 교육위에서 김 여사를 증인으로 부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국방위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 증인 채택 문제가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 증인 채택을 고리 삼아 여야가 현 정권과 지난 정권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것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간인, 기업 회장 등을 무분별하게 증인으로 요구하는 게 국회의 갑질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며 각 간사에게 "민주당의 무리한 요구엔 단호하게 대응해주시고, 경제가 매우 어려운 만큼 망신 주기나 여론몰이를 위한 증인 채택을 최대한 막는 협상에 임해달라"고 당부했지만, 날 선 여야의 신경전은 쉽사리 풀기 어려워 보인다.
이밖에도 앞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에선 여야가 회의 일정 등을 두고 다투다 파행을 빚기도 했고, 기획재정위는 아직 조세소위원장 자리를 두고 여야가 좀처럼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등 상임위별 갈등 사안이 산적해 있다.
국회 한 관계자는 "최근 대통령 순방 비판론에 시달리는 여당과 당 대표 사법리스크에 얽매여 있는 야당이 각각 국감을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만큼 증인 채택도 하나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