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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물가 상승에 생산비용은 ↑, 판매가는 ↓…위기 맞은 농축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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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입물가 상승에 생산비용은 ↑, 판매가는 ↓…위기 맞은 농축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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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고환율·고금리·고물가의 '3고' 위기다. 국가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그중에서도 중소기업과 농어촌 등 산업을 지탱하는 경제주체들이 노 마진(no margin)과 적자의 늪에 빠져 허덕이고 있다. CBS노컷뉴스는 연속 보도를 통해 그 실태를 들여다보고 대안을 모색한다.

    [경제위기 엄습…벼랑끝 몰린 산단과 농어촌②]
    원자재값 상승으로 비료, 농약 가격 치솟아
    생산비용은 늘었는데, 판매가는 줄어 어려움
    자체 판매하려고 해도 수입산과 가격경쟁에 밀려
    사료, 곡물값 올라 소 1마리 팔아도 100만원 남아
    정부, 쌀 45만t 시장 격리…미봉책 비난 일어
    수입 축산물에 무관세 적용, 축산 농가 더 어렵게 해

    ▶ 글 싣는 순서
    ① "환율에 치이고, 대기업에 밀려"…K-경제난 속 중소기업의 '절규'
    ② 수입물가 상승에 생산비용 ↑, 판매가는 ↓…위기 맞은 농축산업
    (계속)

    수확을 앞둔 경기 이천시 논의 벼. 이준석 기자수확을 앞둔 경기 이천시 논의 벼. 이준석 기자
    "1년, 365일 밤낮 없이 일해야 중소기업 직원만큼 법니다. 여기서 수익이 더 떨어지면 농사 그만두고 일용직 일자리라도 알아보렵니다."
     
    경기도 이천시에서 8만㎡ 규모의 벼 농사를 짓고 있는 임모씨는 본격적인 추수를 앞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비료와 농약 가격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농사에 들어간 농약 비용은 4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00만원 가량 늘었다. 비료값도 지난해 800만원에서 1천만으로 덩달아 증가했다. 생산비용 증가는 고스란히 수익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태풍으로 인한 폭우와 강풍으로 도복(벼가 쓰러지는 현상)량이 늘어 생산량은 풍년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해 20%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량이 떨어지면 쌀 가격이라도 오르기를 기대해야 하지만 소비량이 해마다 줄고 있어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수입 쌀과의 가격경쟁 밀려…사면초가 놓인 쌀 농가


    이천농협 미곡종합처리장에 수입산 비료 등이 쌓여 있다. 이준석 기자이천농협 미곡종합처리장에 수입산 비료 등이 쌓여 있다. 이준석 기자
    인근에서 벼 농사를 짓는 김모씨는 자체 판매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판매처를 찾기 위해 기업 온·오프라인 시장 등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비교적 저렴한 일반쌀, 수입산에 밀리고 있다.
     
    끈기 있게 판매 루트를 찾은 덕분에 올해 생산되는 쌀의 70% 가량은 개인 구매자에게 팔게 됐지만 나머지 30%는 창고에 보관하거나 헐값에 지역농협에 넘길 예정이다.
     
    김씨는 "쌀을 제외한 야채, 곡물은 해마다 가격이 증가해 물가 상승의 표본이 되고 있지만, 쌀은 해마다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며 "FTA 협정 체결 등으로 농가에 시련을 준 정부는 이제 도산 위기에 놓인 농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료·곡물값 상승에 축산업도 '시름'


    한우 축사.한우 축사.
    글로벌 경제 위기로 어려움을 겪기는 축산업도 마찬가지다.
     
    화성시에서 한우 200마리를 키우고 있는 이모씨는 송아지 1마리를 400만~450만원에 들여와 2년을 키운 뒤 도축장에 넘긴다.
     
    소에게는 주로 수입 원자재로 만든 사료와 수입산 옥수수를 먹이는데, 세계 주요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옥수수 공급량이 줄고 있다. 여기에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소 1마리당 먹이 비용은 기존 300만원 수준에서 400만원으로 늘었다.
     
    판매가는 마리당 1천만원으로 전기료, 축사 운영비, 운반비 등을 빼면 실제 이씨가 가져가는 돈은 100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
     
    대출을 받아 당장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사용할까도 생각했지만, 일찌감치 생각을 접었다.
     
    이씨가 지난 2010년 축사를 짓기 위해 대출을 받을 당시 2% 수준이었던 금리가 최근 4%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이씨는 "대출을 받아 낡은 축사를 개·보수하고 남은 돈을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려고 했지만, 대출 이자가 만만치 않아 걱정"이라며 "양돈 농가 운영까지 포함하면 40년 이상을 축산업에 종사했는데, 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라 그만둘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위기의 농축산업…정부의 대책 통할까?


    지난 7월 서울 용산전쟁기념관 앞에서 수입축산물 무관세 적용에 반대하는 축산 농가 관계자들이 철회 집회를 열고 있다.지난 7월 서울 용산전쟁기념관 앞에서 수입축산물 무관세 적용에 반대하는 축산 농가 관계자들이 철회 집회를 열고 있다.
    정부는 위기를 맞은 농축산업 농가를 살리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얼마만큼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6일 농가 등에 따르면 이천·여주 지역농협은 조만간 올해 수확되는 쌀의 수매가를 결정할 방침이다.
     
    생산비용이 증가한 만큼 쌀 가격도 올라야 하지만, 소비량 감소로 인해 수매가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천·여주는 국내 주요 쌀 재배지로, 이곳에서 정한 수매가는 전국 쌀값의 기준이 된다. 지역농협이 수매가를 낮게 잡으면 다른 지역 쌀값도 떨어지는 셈이다.

    산지 쌀값은 지난해 10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이달 15일 기준 20㎏당 4만725원으로 1년 전보다 24.9% 하락했다.
     
    이에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45만t의 쌀을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올해 예상 생산량의 23.3%에 달하는 것으로 2005년 공공비축제 도입 이후 수확기로는 최대 규모다.
     
    하지만 일선 농가들은 이번 정부의 대책에 대해 '미봉책'이라고 평가했다.
     
    이상열 이천쌀사랑연구회장은 "정부가 올해의 생산량의 일부를 사들이면 당장의 쌀값은 안정화될 수 있지만, 내년, 내후년 그 이후에는 똑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입 물량을 줄여 국산 쌀 자급률을 올리고 소비를 촉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축산 농가는 정부의 방침 때문에 더욱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물가안정을 이유로 돼지고기 삼겹살 2만t 추가 증량, 쇠고기 10만t, 닭고기 8.25만t, 전·탈지분유 1만t에 대해 각각 수입 무관세 적용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축산 농가는 집회를 여는 등 전면 철회를 촉구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김용주 전국한우협회 화성시지부장은 "물가 안정을 이유로 수입산 축산물을 들여오면 결국 국내 축산 농가는 전부 문을 닫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국내 시장은 수입산 축산물이 점령하게 되고 해외 업체가 가격을 올리더라도 우리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비싼 가격에 수입 축산물을 먹을 수밖에 없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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