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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룩업 현실판? 지금도 2300개 소행성 지구 돌고있다"



IT/과학

    "'돈룩업 현실판? 지금도 2300개 소행성 지구 돌고있다"

    지금도 우주에선 끊임없이 '충돌' 발생 중
    소행성 충돌땐 인류도 6600만년전 공룡처럼
    1억년에 한번, 대형 소행성 충돌 막는 실험
    쌍소행성 실험? 충돌 후 궤도차이 정밀관측
    궤도 변경 성공 여부는 한달 뒤 알 수 있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탐사 그룹장 박사)
     
    인류 최초의 지구방어 실험에 성공했다. 이틀 전 여러 언론들이 앞다퉈 보도한 내용인데요. 언젠가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 할 경우에 대비해서 우주선을 소행성에 충돌 시켜서 그 궤도를 바꿀 수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 보는 실험을 한 겁니다. 미국 나사가 했어요. 무려 1080만 km까지 떨어진 곳까지 우주선을 보내는 거여서 도대체 어떻게 이런 실험을 했는지, 그리고 이런 실험까지 해야 하는 이유는 뭔지 이모저모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짚어보겠습니다. 한국천문연구원 우주탐사그룹의 그룹장이세요. 문홍규 박사 연결이 돼 있습니다. 박사님 안녕하세요.
     
    ◆ 문홍규>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하시는 일이 구체적으로 뭔가 보니까 소행성 감시 업무, 이렇게 돼 있네요.
     
    ◆ 문홍규> 예.
     
    ◇ 김현정> 어떤 일을 하시는 거예요?
     
    ◆ 문홍규> 네, 저희 천문연구원 동료들하고 같이 우리 소행성하고 혜성 같은 태양계 소천체들이 어떻게 우리 태양계를 만들었는지, 그 이후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일을 하는데요. 그중에 한 가지 업무가 소행성 감시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 김현정> 아니, 진짜 만에 하나 소행성이 지구하고 충돌하면 과거에 공룡이 멸종했듯이 인류가 멸종할 수도 있는 겁니까? 그 시나리오가 진짜 있을 수 있는 건가요?
     
    ◆ 문홍규> 네, 정말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텐데요. 우리 태양계가 그리고 우리 지구 같은 행성들이 만들어진 역사가 충돌의 역사였었습니다. 그리고 그 충돌은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데요. 우리가 별똥별이 떨어지면 소원 빌고 그러지 않습니까? 그거는 아주 작은 먼지, 티끌이 떨어지는 거지만 그러다가 몇 년에 한 번씩 진주 운석 같은 것도 떨어지는 거고요. 그러니까 작은 것일수록 자주 빈번하게 떨어지고 크고 무거운 것은 충돌 주기가 이렇게 시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을 뿐이지 태양계에서도 충돌은 지속적으로 일어납니다.
     
    ◇ 김현정> 그래서 그 충돌이 정말로 일어나면, 커다란 소행성과의 충돌이 일어나면 인류 멸망, 이런 시나리오도 상정은 해볼 수 있는 거예요? 끔찍한 일이지만.
     
    ◆ 문홍규> 네, 6600만년 전에 그런 일이 바로 일어났었죠. 그때는 공룡이었었는데 저희가 기사들을 보면 이런 7km급 혜성이나 10km급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는 사건이 약 1억 년에 한 번쯤 일어나는 걸로 그렇게 돼 있습니다.
     
    ◇ 김현정> 1억 년에 한 번. 1억 년에 한 번, 예전에 공룡을 멸망시켰던 것 같은 그런 상황이 또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런 말씀. 지금 그러면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이 크기와 상관없이 몇 개나 주변에 있나요?
     
    ◆ 문홍규> 그 목록이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근지구천체라고 하는데요. 이것은 3만 개쯤 되고요. 그중에서 조금 위험도가 높은 것 그러니까 추정되는 크기가 약 140m급이고 지구 궤도하고 문제의 천체 궤도, 우리가 천체와 천체의 거리가 아니라 궤도와 궤도 사이에 제일 가까운 지점이 지구, 달 거리의 19.5배, 20배 안으로 들어오는 천체들이 지금 2300개가 조금 못 됩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1억 년 만에 한번 있을지도 모르는 그 상황에 대비해서 이번 실험도 이루어졌다, 이렇게 보면 되는 건가요?
     
    ◆ 문홍규> 네, 그렇습니다. 이 소행성 충돌은 사실 아침부터 이렇게 끔찍한 대답을 저도 하게 되어서 여러분께 굉장히 송구스러운데요. 어쨌든 소행성 충돌은 극소의 확률, 피해의 극대화,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그러니까 일어날 가능성은 대단히 낮지만 한 번 일어날 경우에는 그게 모든 자연재난을 다 합친 것보다 더 치명적이기 때문에 우리가 대비해야 된다는 뜻이죠.
     
    ◇ 김현정> 그렇죠. 1080만 km 밖에 있는 소행성에다가 우주선을 충돌시키는 게 이번 실험이었는데 그 특정 소행성을 선택한 이유는 뭔가요?
     
    ◆ 문홍규>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이 소행성은 쌍소행성이에요.
     
    ◇ 김현정> 네? 무슨 소행성이요?
     
    ◆ 문홍규> 쌍소행성이요.
     
    ◇ 김현정> 쌍? 나란히.
     
    ◆ 문홍규> 그러니까 모체 주변을 작은 위성 소행성이 돌고 있는 형태인데요. 그 모체를 디디모스라고 이름을 붙였고요. 사람들은. 그다음에 달은 디모포스라고 이름을 붙였는데요. 이게 단일 소행성인 경우에는 그런 충돌을 시키더라도 궤도가 얼마나 틀어졌는지 정밀하게 알아내는 게 근원적으로 굉장히 어렵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쌍소행성이면 궤도도 똑같이 돌아가요?
     
    ◆ 문홍규> 네. 그 모체 주변을 뱅글뱅글 도는 거죠. 도는 거죠. 우리 달이 지구를 도는 것처럼요.
     
    ◇ 김현정> 그렇게.
     NASA 제공.NASA 제공.
    ◆ 문홍규> 그래서 그 위성 소행성에다가 가격을 하면 이 공전 궤도가 약간 틀어질 거잖아요. 그게 얼마나 틀어지고 공전 주기가 얼마나 길어지는지 그걸 보자는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래서 그 쌍소행성을 택해서 충돌을 시켰는데 저는 그게 뭐 쉬운 일일 줄 알았는데 이 거리를 보니까, 그리고 시속을 보니까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초속 6.1km. 그러니까 여러분, 시속으로 이걸 제가 변환시켜보니까 시속 2만 2000km 속도로 무려 1080만km을 보낸 거예요?
     
    ◆ 문홍규> 그렇죠. 우리도 고속도로에 따라서 제한속도가 다릅니다마는 시속 100km, 110km, 이렇게 하지 않습니까? 이 속도라면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총알 10배 이상으로 날아가는 소행성을 총알 10배 속도로 충돌시켰다, 이렇게 보면 되는 것이죠.
     
    ◇ 김현정> 총알의 10배 속도로 우주선을 쏴 올려서 저 소행성을 가격한 건데 그런데 그렇게 멀리 있는 소행성을 그렇게 정확하게 충돌 시킬 수 있어요?
     
    ◆ 문홍규> 그게 기술이죠.
     
    ◇ 김현정> 대단하네요. 진짜 대단하네요.
     
    ◆ 문홍규> 그래서 여기 정밀 미사일 유도체계가 들어갔고요. 미사일 알고리즘이 들어갔고요. 그리고 스마트라고 하는 소형 자율항법 장치가 들어갔어요. 그러니까 마지막 순간에는 사람들이 관제실에서 손 놓고 이 탐사선이 스스로 알아서 관제를 하고 충돌하도록 그렇게 만들어진 그런 장치입니다.
     
    ◇ 김현정> 저희가 지금 유튜브로 화면을 보여드리고 있는데 그럼 저 화면, 가서 소행성한테 소행성, 저거를 뭐라고 했죠, 소행성 땅에다가 들이받는 저 장면은 우주선이 스스로 찍으면서 간 거예요?
     
    ◆ 문홍규> 그렇죠. 여기에는 탑재체가 유일하게 드라커라고 하는 대형 카메라 한 대만 들어갔어요. 그래서 마지막 순간은 이렇게 사진을 찍다가 나머지 화면은 다 까맣게 나온 마지막 영상을 보내줬는데요. 그 자동으로 찍어서 보낸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궤도 변경에 성공했는지 안 했는지는 언제쯤 알 수 있습니까?
     
    ◆ 문홍규> 한 달 정도 걸릴 거라고 해요. 저희도 열심히 찍고 있는데요. 그런 모든 분석 결과가 한 3, 4주 걸릴 거라고 하고요. 지금 저희 나사 팀들하고 메일, 한 5통에서 10통 메일이 왔다 갔다 하고 있습니다.
     DART 우주선이 충돌 직전 전송한 이미지.  NASA 유튜브 캡처DART 우주선이 충돌 직전 전송한 이미지. NASA 유튜브 캡처
    ◇ 김현정> 그래요. 메일 오는 거 분석해 보면 긍정적입니까? 아직 최종 결과까지는 모르겠지만.
     
    ◆ 문홍규> 네, 아직은 안갯 속에 있고요. 그런데 아마 초기에 분출한 먼지로 봐서 예상했던 것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그렇게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성공으로 일단은 예측을 조심스럽게 하신다는 말씀. 이런 질문이 들어왔어요, 박사님. 아니, 이렇게 충돌을 정확히 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굳이 궤도변경 시키고 이럴 거 없이 그냥 핵무기 같은 거 싣고 가서 소행성 부숴버리면 되지 않느냐, 지구와 충돌 위험이 있는 소행성을.
     
    ◆ 문홍규> 그러면 아주 시원하겠죠. 그런데 이제 제약이 있습니다. 국제기구 UN에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이 있고요. 그다음에 UN은 또 우주에서 핵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요. 게다가 이게 잘못 깨뜨리면 하나하나 제어할 수 없는 럭비공 같은 것들이 다 날아올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됩니다.
     
    ◇ 김현정> 우리 인류가 있지 않다고 해서 핵을 아무데나 싣고 가서 빵 터뜨리고 그럴 수 있는 물질이 아닌거죠. 사실 되게 위험한 거니까.
     
    ◆ 문홍규>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나사는 이런 기술까지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에 비하면 어떻습니까? 이런 질문도 들어왔네요.
     
    ◆ 문홍규> 그런데 한국은 이제 저궤도 위성들을 많이 쏴 올렸지만 이제 다누리호가 처음으로, 그것도 미국의 지원을 받아서 지금 달에 가고 있지 않습니까? 지구 밖으로 가는 여정의 첫 발을 내딛었다. 아직도 할 일들이 많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가 있어요. 특히 이런 실험을 하려면 일단 이번에 다누리호가 투입돼서 탐사활동을 벌이는 것 이외에도 소행성으로 말하면 플라이바이, 그러니까 이렇게 지나치면서 탐측을 하는 것도 있고요. 랑데부, 동행 비행이라고 하는데요. 소행성이랑 똑같은 속도로 정속 비행을 해서 여러 가지 사실을 알아내는 기술들이 결국은 국제우주정거장이나 게이트웨이, 도킹이나 우주 쓰레기 처리, 그 다음에 적국 위성을 무력화시킨다든지 아니면 공중 급유를 한다든지 이런 여러 가지 임무에 쓰일 수가 있는데요. 아직 그거를 실험하지 못했죠. 그 여러 가지 기술 실험들이 필요할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아요. 영화에서 보면 달이 파괴되더라도 지구에는 큰 재앙이 닥치던데 만에 하나 소행성이 달과 충돌할 가능성은 없느냐. 이런 또 새로운 질문이, 어때요, 박사님?
     
    ◆ 문홍규> 네, 소행성이 달에 충돌하는 일들은 일어나고 있습니다. 달에는 대기가 없기 때문에 작은 것들도 지구에서처럼 타지 않고 그냥 충돌하거든요. 그래서 비교적 작은 망원경으로 달을 감시하는 프로젝트도 있는데요. 보면 1년에 몇 번씩 번쩍번쩍 불꽃이 일어나는 것들이 나옵니다. 달에도 작은 충돌은 계속 일어나고 있고요.
     
    ◇ 김현정> 큰 충돌이 있으면 어떻게 해요? 우리가 가서 막아줘야 되는 거 아니에요?
     
    ◆ 문홍규> 그 정도면 미리 저희 천문학자들이 발견을 했겠죠. 그런데 그 정도로 지구에까지 영향을 미칠 만한 심각한 충돌은 아직은 다행히 없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도록 하죠. 문 박사님 고맙습니다.
     
    ◆ 문홍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국천문연구원 우주탐사그룹장이세요. 문홍규 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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