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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향해 '쓴소리' 못하는 집권여당 국힘…첫 정기국감에서도 그저 "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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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 향해 '쓴소리' 못하는 집권여당 국힘…첫 정기국감에서도 그저 "싸우자"

    박진 외교부장관의 해임건의안 단독 강행처리와 관련 지난달 29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들의 규탄대회에 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박진 외교부장관의 해임건의안 단독 강행처리와 관련 지난달 29일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들의 규탄대회에 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정부 출범 후 최저치 지지율과 여소야대 국면 속에서 윤석열 정부 첫 국회 국정감사는 집권여당의 저력이나 책임감을 발견하기 어려운, 정쟁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권 지지율 하락이 순방 성과와 비속어 논란 등 윤 대통령으로부터 비롯된 측면이 크지만, 국민의힘에서 공개적인 쓴소리는 듣기 힘들다. 그저 '윤심(대통령의 의중)'과 전통 지지층에 대한 호소만 난무하면서, 수도권과 중도층을 중심으로 정당 지지율이 고전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4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국감에서는 지난 정권 책임론과 현 정권 견제론이 팽팽하게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당시 안보논란과 에너지정책을 집중적으로 추궁한다는 방침이고, 더불어민주당은 외교논란과 대통령실 관련 의혹을 파헤치겠다며 벼르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김건희리스크'로 명명된 각종 의혹을 두고도 여야가 합을 겨룰 예정이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의원 등 의원들이 지난달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안 처리를 앞두고 손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의원 등 의원들이 지난달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안 처리를 앞두고 손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번 국감은 특히 윤 대통령 순방 논란을 놓고 여야의 대치가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켜켜히 쌓인 여야 갈등 이슈가 '남김 없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과 김진표 국회의장 사퇴결의안으로 절정을 이룬 여야 갈등은, 일말의 협의 가능성을 차단시키고 서로가 공격 카드 전부를 꺼내놓게 만들었다. 특히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의 경우 '입법독주'를 한다며 민주당을 비판하고 자신의 수적 열세를 내세워 현실적 한계를 주장하면서, 법안 도출이나 정책 수립 등 실질적 성과물을 내는 데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대신 국민의힘의 강력한 의지를 발견할 수 있는 분야는 MBC와 민주당, 특히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판이다. 내년 초 전당대회가 예고되면서, 당권주자들을 중심으로 '윤심'과 지지층에 호소하는 목소리만 점점 세지고 있다. 김기현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MBC 박성제 사장과 경영진이 지금 당장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국회를 방탄막으로 악용하기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 역시 "외교 참사는 민주당과 MBC가 국민을 현혹하고 정부를 저주하기 위한 주술용 주문일 뿐"이라며 "전 국민이 다 아는 (이재명 대표의) 형수 욕설과 성남시장 시절 트위터는 '구강(口腔)참사'인가"라고 적었다. 이날 민주당 이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공소장에 공모자로 적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변인들은 휴일임에도 잇따라 서면과 대면브리핑을 통해 총력 공세에 나서기도 했다.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야당과의 협치 필요성을 얘기하며 국회를 향한 윤 대통령의 '이XX'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가 친윤계 의원들과 전통 지지층의 비난에 시달린 뒤 유연한 태도를 잃었다. 대놓고 윤 대통령에게 비판 목소리를 낸 것은 비속어 논란을 두고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는 코미디 같은 일을 당장 중단하고 깨끗하게 사과하고 지나가야 한다(유승민 전 의원)"는 정도가 전부다. 쓴소리는 자취를 감췄고 '강한 외관'만 남았다. 국민의힘이 야당의 비판은 무시하더라도, 정권 출범 후 최저치 지지율이 보여주는 사태에 대한 인식은 해야 하지 않겠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다선 의원은 "깃대를 올릴 때는 제대로 된 깃발인지 당정이 서로 점검해야 하는데, 당이 일단 대통령실이 세워놓을 깃발만 따라가는 모습이니 국민 보기에 어떻겠나 싶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직자는 "여권에 대한 지지층 상실의 원인 중 상당 부분이 대통령실에 있다보니, 그동안에도 대통령 대비 정당 지지율이 더 높았었다"며 "그런데 우리가 윤 대통령에게 비판 한 번 안하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언론과 야권을 공격하고 있으니, 이제는 우리도 함께 점수 깎이는 일만 남았다"고 우려했다. 한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차기 총선에서 수도권은 지금보다 더 쪼그라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박진 외교부장관 해임 건의안 상정에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앞으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지난달 29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박진 외교부장관 해임 건의안 상정에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앞으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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